조희봉은 <빠스껫 볼>에서 잡지사 편집장, 경기장 아나운서, 일본인 관료, 일본인 교사, 호텔 경비 등 다양한 배역을 맡는다. 예상치 못한 순간 각기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카멜레온 연기를 펼쳐 보이는 조희봉의 맹활약은 <빠스껫 볼>에 색다를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드라마에서 한 배우가 1인 2역을 맡아 화제가 된 경우는 많지만, 멀티맨으로 활약하며 3개 배역 이상을 소화해낸 사례는 극히 드물다. 보통은 영화나 연극 등 다른 장르에서 볼 수 있는 사례로, 이 부문에서는 1929년 미국영화 <오직 나만을(Only Me)>에서 24역을 해낸 루피노 레인이 유명하고, 2005년에는 국내 관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팀 버튼 감독의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는 딥 로이라는 배우가 수십 명의 움파룸파족 역할을 맡아 활약한 바 있다. 연기하는 인원의 차이는 있지만 1인다역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탁월한 연기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빠스껫 볼>과 배우 조희봉의 도전에 주목할 만 하다.
<빠스껫 볼>을 연출하는 곽정환 감독은 “세계기록이 달성이 본질은 아니다. <빠스껫 볼>이 다양한 군상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다 보니 많은 장면에서 짧은 배역이지만 연기를 정말 잘 하는 배우가 필요했다. 문득 배우 조희봉이 1인다역을 맡으면 어떨까 생각해 제안하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빠스껫 볼> 제작진에 따르면 총 24회 분량 중 13회 촬영을 마친 현재 조희봉은 17개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성공했고, 앞으로도 극의 전개 곳곳에서 깜짝 등장하며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 예정이다. 앞으로 소화할 배역 수를 더해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기록으로 남을 수 있을지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각각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조희봉의 연기는 어떨까. 21일 방송될 <빠스껫 볼> 1회에서 배우 조희봉 연기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는 제작진의 전언이다. 극중 부잣집 딸인 ‘최신영’(이엘리야 분)의 눈치를 보는 잡지사 편집장 역할을 맡아 푼수기 있는 모습을 선보이는 조희봉은 다른 한 편으로는 ‘강산’(도지한 분)과 친구들의 일본인 교사로 등장해 정 반대의 섬뜩한 연기를 펼친다. 허리에 칼을 차고 군국주의를 전파하면서 조선인을 지독하게 무시하는 악랄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 특히 일본인 연기를 할 때는 완벽한 일본어 억양까지 살리는 디테일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극과 극의 연기를 소화하는 조희봉의 연기 스펙트럼에 <빠스껫 볼> 제작진도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조희봉의 멀티맨 연기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추노 사단’으로 <빠스껫 볼>에 함께 출연하게 될 공형진, 김응수, 안석환, 이한위의 캐릭터와 연기 스타일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각기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최고의 연기파로 활약해온 중견 스타들인 만큼, <빠스껫 볼>의 무게중심을 든든히 잡으며 존재감을 발산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빠스껫 볼>은 우리 민족이 일본과 겨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스포츠뿐이었던 일제강점기에 단순히 농구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코트를 누볐던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금으로부터 70여년 전 서울을 배경으로 한 <빠스껫 볼>은 시대를 초월한 공감코드로 시청자에게 오늘날을 살아갈 에너지를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한성별곡-정>, <추노>, <도망자 Plan.B>에서 인상적인 액션과 시대정신을 선보인 곽정환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 받고 있으며,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