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생활을 겪어본 남성이라면, 연대장이나 사단장 등 상급 부대의 상관이 왔을 때 겪게 되는 긴장감을 알듯 하다. 하지만, 상관이 펭귄이라면 어떨까?
실제로 노르웨이에는 '펭귄 연대장'이 있다. 그의 이름은 '닐스 올라프 2세(Sir. Nils Olav II)'. 아버지 펭귄에 이어 2대째 군에 복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펭귄은 어쩌다가 노르웨이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군인이 된 것일까?
때는 191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동물원의 개장 기념으로 노르웨이는 양국의 우호 증진을 위해 황제 펭귄을 선물하게 된다. 이후 이 펭귄은 스코틀랜드에서 조용히 살다가 1972년 군대에 끌려가는 날벼락(?)을 겪게 된다.
1972년 에딘버러에서 열린 군악대 축제에 참가한 노르웨이의 닐스 에겔리엔 중위는 동물원에서 한 황제 펭귄에게 관심을 보인다. 이 펭귄이 바로 노르웨이가 선물했던 황제 펭귄이었던 것. 이 장교는 당시 국왕이었던 올라브 5세에게 마스코트로 삼을 것을 권유했다. 왕은 이를 허가하고, 황제 펭귄은 국왕과 장교의 이름을 합쳐 '닐스 올라브'라는 이름을 얻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애초부터 이 펭귄이 장교가 아니었다는 것. 첫 시작은 사병부터 시작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일병과 상병 사이의 계급이다. 하지만, 이 펭귄은 매년 에딘버러 군악 축제에서 노르웨이 군악대를 맞을 때마다 한계급씩 진급하는 특권을 누렸다.
초대 닐스 올라프는 1993년까지 살았다. 사망 당시 이 펭귄의 계급은 주임상사. 자연사한 그의 뒤를 이은 펭귄이 바로 현재의 닐스 올라프 2세. 그는 선대의 계급을 이어받아 꾸준히 진급해 결국 2005년 대령까지 오른다. 대령으로 진급하면서 그는 명예 연대장으로 위촉되고, 심지어는 전투에서 기병대를 이끌어야 하는 임무까지 부여받았다.
2008년에는 '닐스 올라프'라는 이름과 함께 'Sir'이라는 칭호가 하나 더 붙는다. 노르웨이 왕실에서 기사 작위를 수여한 것. 평범한 펭귄이 노르웨이 귀족 반열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한편,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는 닐스 경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노르웨이에서 큰 명예를 누린 펭귄이지만, 스코틀랜드에서도 인기가 좋다. 노르웨이군의 유쾌한 위트와 센스가 영국-노르웨이 양국의 우호증진에 톡톡히 공헌한듯 하다.
[사진 = 닐스 올라프 ⓒ 페이스북 올라프 팬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