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 <네이키드 런치>가 34년 만에 4K로 국내 최초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윌리엄 S. 버로스의 동명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오는 6월 25일 개봉 예정이다. <네이키드 런치>는 살충제에 중독된 해충 방역사 ‘윌리엄 리’가 벌레들의 초대로 정체불명의 세계 ‘인터존’에 빠져들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윌리엄 S. 버로스는 비트 세대의 대표 작가로, 기성세대의 질서와 규칙에 반기를 들며 문학과 문화의 지형을 바꾼 인물이다. 그는 잭 케루악, 앨런 긴즈버그와 함께 1950년대 미국에서 비트 세대의 문학적 혁신을 이끌었다. 버로스는 문장을 오려내고 재배열하는 ‘컷업(cut-up)’ 기법을 대중화하여 문학과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네이키드 런치>는 1959년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된 후 1962년 미국에서 출간되면서 외설 논란에 휘말려 법정에 서기도 했다. 이 작품은 선형적 서사를 거부하고 파편적 구성, 환각적 이미지, 동성애와 약물 사용 묘사로 이성의 붕괴를 문장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설물로 간주되어 출판 금지를 당했으나, 1966년 매사추세츠주 대법원에서 외설물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은 영화화에 나서며 윌리엄 S. 버로스와 함께 ‘인터존’의 실제 배경인 모로코 탕헤르를 방문하기도 했다. 버로스는 크로넨버그의 영화화 소식에 대해 “그 누구보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영화화를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두 대가의 만남은 <네이키드 런치>의 영화화에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네이키드 런치>는 해외 유수 매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The Washington Post는 “크로넨버그와 버로스의 기괴함의 시너지가 합쳐진, 이 영화는 차원이 다른 걸작이다!”라고 평가했으며, Variety는 “매혹적이지만 까다로우며, 동시에 기막히게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34년 만의 첫 국내 개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영화는 피터 웰러, 주디 데이비스가 출연하며, 장르는 드라마와 미스터리로 분류된다. 러닝 타임은 115분이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네이키드 런치>는 1991년 제4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뉴욕 비평가 협회상, 전미 비평가 협회상 등에서 각본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네이키드 런치>의 개봉에 앞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퀴어>도 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 역시 윌리엄 S. 버로스의 동명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 버로스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네이키드 런치>는 20세기 미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문제적 작가 윌리엄 S. 버로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며,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독창적인 비전을 통해 재탄생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출처= ㈜엣나인필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