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노래였지만 악동뮤지션 다운 개성은 찾기 어려웠다.
9일 자정 공개된 악동뮤지션의 신곡 '시간과 낙엽'의 첫 인상은 '세련됨'이었다. 잘 갖처진 슈트를 입은 신사와, 화장을 멋지게 한 숙녀를 보는 느낌이다. 그런데 마치 어른을 동경한 꼬마 아이들이 어울리지 않게 어른으로 꾸민 느낌이었다.
악동뮤지션이 앞으로 가요계를 이끌어갈 저력을 지닌 신인임은 분명하다. 'K팝스타'에서 우승할 때부터, YG에 입성한 뒤까지 이들은 자작곡으로 음원 차트 1위를 독식하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인디 음악 관계자들을 만나도 이들이 'K팝스타' 출연 이전부터 범상치 않은 가능성을 지닌 인재였다고 말한다. 악동뮤지션은 'K팝스타' 출연 전 인디 음악계에 발을 걸치고 있던 젊은 남매였다. 이들은 인디뮤지션들과 함께 어린 나이에 공연을 하며 음악적인 교류를 가져왔다.
악동뮤지션이 YG행을 택했을 때 인디 음악 관계자들은, 세션 지원이나 음악적 소양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기대하면서도 거대 음반 기획사 특유의 분위기에 휩쓸려 음악적 개성을 상실하지 않을까 염려했다.
'시간과 낙엽'에서 이러한 염려가 현실로 드러난 듯하다
이 곡에서는 발랄한 느낌을 주던 남매의 화음 대신, 세련된 발라드 혼성 듀오팀의 화음을 들을 수 있었다. 톡톡 튀는 매력의 보이스는 발전한 가창력 속에 사라져 잘 느껴지지 않았다.
'시간과 낙엽'은 지난 4월 발표된 데뷔 앨범에 실릴 예정이었던 것을 발표한 것으로, 제목과 같이 가을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내기 위해 피아노 사운드를 입히는 등 감미로운 화음 위주로 편곡된 듯하다.
내로라하는 국내 발라드 가수들의 곡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곡의 완성도는 높았다. 하지만 악동뮤지션은 이렇게 무난한 음악을 하기에 아까운 팀이라 생각한다.
이번 스타일은 이 곡에만 한정된 것이기를, 그리고 이런 걱정이 기우이기를 바란다. 아직까지 '악동뮤지션'은 좀 더 젊은 음악을 했으면 한다.
[사진 ⓒ 초록뱀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