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한국 음식이 세계화의 선봉장이 되고 있다. 바로 한국산 '김'이다.
외국인들에게 김은 'Laver'라는 이름으로 쌀밥과 함께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밥과 함께 싸먹기도 하고, 기름진 감자칩 대신 살이 찌지 않지만 짭짤한 김을 간식용으로 먹기도 한다. 유학생들이나 외국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의 후기에 김에 열광하는 외국인들이 있었다는 것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김은 한국에서만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 일본에서도 생산된다. 하지만, 한국산 김이 외국인에게 호평을 받는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의 김 수출량은 일본을 앞질렀다. 심지어 일본은 짝퉁 한국김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이러면 궁금해진다. 왜 한국 김이 인기가 있는 것일까? 한 번 알아봤다.
특별한 한국 김의 비밀 레시피는 참기름?
실제로 한국에 여행 와서 김을 그야말로 '바리바리' 싸들고 간 한 대만 여성 관광객에게 김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그녀는 "맛있다. 밥과 함께 먹어도 좋고, 간식으로 먹어도 좋다"고 답변했다.
일단, 맛이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이유는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면, 왜 맛있는 걸까? 그리고 왜 하필 한국 김일까?
그녀는 이유로 '참기름'을 꼽았다. 김을 제조할 때 참기름을 발라 굽고 소금을 뿌린다. 참기름을 바를 때 나는 고소한 향과 맛은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김과 다르다는 것.
일본은 기름과 소금 대신에 간장, 소금, 설탕 등을 사용해 간장맛과 단맛이 주로 난다. 제조 방식의 차이가 맛의 차이를 불러온듯 하다.
태생도 다른데…구워서 내니 더 맛있네?
또다른 분석도 있다. 한국과 일본이 사용하는 김 종류가 다르다는 것. 일본은 흑태를 주 원료로 사용해 비교적 두껍다. 반면에 한국 김은 청태를 사용하기 때문에 얇다.
김이 두꺼우면 식감이 좋지 않다. 마치 종이를 씹는듯한 느낌이다. 혹자는 일본이 과거에 김을 중요한 식재료로 고려하는 대신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 손잡이로 활용하는 등 부재료로 활용했기 때문에 김 조리법이 발달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김초밥 등 다른 김 요리와 달리 조미김은 구워서 낸다는 것도 하나의 긍정적인 요소. 김을 살짝 굽게 되면 김에서 나는 특유의 비린내를 없앨 수 있다.
캘리포니아 롤의 탄생이 서양 사람들의 김 비린내 비선호 현상에서 생겼다는 것을 감안하면 김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김은 주로 노리마키 등 요리에 활용하기 때문에 구운 제품을 찾아보기 비교적 어렵다.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의 한국 김 선호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웰빙 트렌드와 더불어 그들의 입맛에 잘 맞는 조리법으로 인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외국인에게 "두 유 노우 김치? 두 유 노우 강남 스타일?"을 외치는가. 이제는 말보다 미소와 함께 김 한 통을 건네보자. 당신도 한류 전도사가 될 수 있다.
[사진 = 김 ⓒ 모나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