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명물이 사라집니다. 바로 남산 케이블카입니다.
이제 남산 케이블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많이 남지 않은듯 합니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남산에 소형 케이블카인 곤돌라 설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곤돌라는 6~8명이 탈 수 있는 리프트의 일종입니다. 일부 스키장에서 볼 수 있죠.
남산 케이블카는 1962년 5월 12일 처음 개통됐습니다. 605m의 길이의 줄을 따라 초속 3.2m의 속도로 운행하죠. 최대 38명까지 탑승 가능합니다. 한국삭도공업주식회사가 케이블카 공사부터 운영까지 모든 것을 맡아 만들어냈습니다. 당시 이용 가격은 왕복 400환이었죠.
서울의 한복판에 위치한 남산의 꼭대기에서 야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케이블카로 약 3분 간(편도 기준) 남산을 올라가며 바라보는 서울의 경치는 지금 역시 매력적이지만 당시에도 쉽게 보기 힘든 풍경이었습니다.
케이블카는 그 자체로 관광 명소가 됐을 뿐만 아니라 남산타워(현재 서울N타워)의 접근성을 높여줘 남산 일대를 핫 플레이스로 변모시키는 역할도 했습니다. 요즘도 누구나 쉽게 남산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으니 연인들이 서울N타워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자물쇠를 채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왔던 케이블카지만, 결국 조만간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철거 이유는 효율성 때문인듯 합니다.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자 더욱 많은 인원을 수송할 수 있는 곤돌라를 케이블카 대신 설치하는 것이죠. 케이블카가 시간당 500여명을 수송하는 것에 비해 곤돌라는 시간당 1500여명을 수용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곤돌라가 완공되면 케이블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정확한 철거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40여년 동안 서울과 함께 해왔던 남산 케이블카이기에 마지막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민, 그리고 남산과 함께한 추억이 켜켜이 쌓여있는 만큼, 마지막으로 케이블카에 얽힌 추억을 회상하며 탑승할듯 합니다.
남산 케이블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우 당연한 이야기지만 케이블카 정류장에 우선 찾아가야 합니다. 명동역에서 도보로 10분 가량 소요됩니다. 자가용을 가져가시는 분들은 근처 공영주차장이나 유료주차장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공식적인 케이블카 주차장은 10분에 500원의 주차료를 받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용 요금은 성인 8,500원, 초등학생 이하 5,500원(왕복 기준)입니다. 조금 가격대가 높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듯 합니다. 만일 여유있게 남산을 방문한다면 케이블카로 남산에 올라간 다음, 하산하는 길은 도보로 내려오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으로 보입니다. 남산 케이블카는 편도로도 이용 가능합니다. 가격은 물론 더 저렴하구요.
무엇이든지 오랜 세월 동안 함께했던 것이 없어진다는 사실은 아쉬움을 느낄듯 합니다. 때로는 가지고 있던 추억이 없어진다는 느낌도 들구요. 아직, 남산 케이블카는 철거되지 않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케이블카와 마지막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특히, 어린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함께 케이블카를 타면서 옛날 얘기를 하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추억이 될 남산 케이블카, 방문을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