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 맞짱 한 번 뜹시다"
전쟁 대신 국가 지도자 간의 결투로 승패를 결정한다? 꽤 흥미로운 제안이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등장했다.
러시아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거점으로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이라는 독립 국가를 선포한 반군 지도자 이고르 플로트니츠키가 우크라이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에게 '1대1 결투로 분쟁을 끝내자'며 공개 서신을 보냈다.
플로트니츠키의 주장은 간단하다. 계속해서 소중한 국민과 재산을 잃는 전쟁을 지속할 바에 차라리 국가 지도자가 서로 결투를 통해 진 쪽이 이긴 쪽의 조건을 들어주자는 것.
그는 포로셴코 대통령을 결투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일종의 도발성 문구도 편지에 적었다. "내 도전을 받아 들여라. 당신의 국민들이 피를 흘리기 원한다면 당신도 피를 흘릴 준비가 됐다는 것을 증명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 그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양 측이 참관인 10명, 언론인 10명을 대동한다. 결투 장소와 무기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선택에 맡겼다. 원한다면 TV로 결투를 생중계 할 의향도 있다고 플로트니츠키는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슬라브족은 결투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오랜 전통이다. 대부분 일정한 거리를 두고 합의된 무기로 서로를 쏘아 맞추는 방식. 슬라브족이자 러시아의 대문호 푸슈킨 역시 연애 문제 때문에 결투를 하다 사망한 바 있다.
플로트니츠키의 패기 넘치는 편지와 달리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그에게는 우크라이나 법정과의 결투 뿐"이라고 글을 올린 것으로 보면 결투가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현재 분리 독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부 지역이 친러 성향이 강해 지속적으로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 것. 이고르 플로트니츠키가 선포한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역시 동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루간스크 인민공화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 4월부터 준 전시 상태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