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투더퓨쳐'는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를 중심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여정을 그렸다. 폭발적인 인기에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고, 2008년에는 미국 의회도서관이 후세에게 전달하기 위해 보존하는 '국립영화등기부'에 이름을 올렸던 영화다.
특히, '백투더퓨쳐2'에서 20년 뒤로 날아가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당시 사람들에게 미래의 모습을 제시하며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주인공이 살던 해는 1985년. 20년 뒤면 2015년이다. '백투더퓨쳐'에서 그렸던 미래가 바로 내년으로 다가온 것.
살면서 우리는 영화나 만화에서 구현된 미래가 실제와는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는 한다. 원자력 에너지에 힘이 솟는 맥칸더V도 실제로 등장하지 않았고, 영화 '엔트랩먼트'에서처럼 Y2K(2000년이 되면 대혼란을 불러온다고 했던 컴퓨터 버그 현상)가 찾아와서 은행이 털리는 일도 없었다.
그런데, '백투더퓨쳐2' 속 장면들은 현실로 된 것들이 많다. 알게 모르게 구현됐거나, 상용화를 준비하는 것들이 많다. 이 영화의 예측 능력은 수능 족집게 강사만큼 미래에 대한 높은 적중률을 보여준다. 어떤 것들이 실제로 구현이 됐을까? 한 번 알아보자.
호버보드
'백투더퓨쳐2'에서는 주인공이 호버보드를 타는 모습으로 '호버보드를 사달라'는 어린이들의 성화에 부모님들이 한숨을 짓기도 했다. 공중에 떠다니는 스케이트보드는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던듯.
올해 미국 스타트업 회사인 '아르스 팍스'는 호버보드 '헨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지상에서 약 2.5cm 정도 부양해 한 번 충전 시 7분 정도를 탈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미국 타임지 선정 '2014년 최고 발명품'에 선정될 정도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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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르스 팍스는 미국 클라우드펀딩 업체인 킥스타터를 통해 시장에 내놓기 위한 자금을 모집하는 중. 아직 대량 생산은 이루어지지 않아 꽤 비싼 편이다. 가격은 약 1만 달러(1,000만원).
자동으로 끈이 조여지는 운동화
'백투더퓨쳐2'의 지목에 자극을 받았던 것일까. 해외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나이키는 영화의 배경인 2015년에 맞춰 자동으로 맞춰지는 운동화를 영화와 '똑같이'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2010년에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냈다. 남은 건 출시 뿐.
디자인은 2011년에 한 번 선보인 바 있다. 나이키가 출시한 '2011 나이키 맥(Nike Mag)'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신발은 영화 속의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했지만, 자동 끈 조임 기능은 없었다.
당시 나이키는 영화 주인공인 마이클 제이 폭스가 만든 재단에 운동화 1,500켤레를 기증하는 방식으로 자선 경매 행사 '백포더퓨쳐(Back For The Future)'를 개최했다. 마이클 제이 폭스는 파킨슨병(치매)에 걸린 이후 이 병의 치료를 위해 재단을 세웠다.
내년에 출시될 운동화 역시 이 디자인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버전에 기능을 보강해 완전체 버전을 선보일 예정. 현재도 '2011 나이키 맥'이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서 최고 8,000달러에 거래되는 것을 볼 때 내년에 출시될 신제품 역시 비싼 가격에 거래될듯.
하늘을 나는 자동차
'백투더퓨쳐2'에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땅에 만들어놓은 도로에는 차가 드문드문 보이거나 주로 사람이 걸어다니는 용도로 활용된다. 교통체증이 심한 편인 우리나라에게 더욱 간절한 것이 바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아닐까.
지난 11월 슬로바키아 회사 '에어로모빌'은 시속 200km로 하늘을 날 수 있는 자동차를 공개했다. 자동차에 비행기를 접목한 이 자동차는 차체 길이 6m로 접이식 날개를 갖추고 있다. 한 번에 약 870km를 운행할 수 있다.
단, '백투더퓨쳐2'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는 없는듯. 이 자동차가 날기 위해서는 이륙 시 200m, 착륙 시 50m의 활주로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자동차가 정식으로 판매를 시작하더라도 당분간은 공항에서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보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에어로모빌은 2016년, 또는 17년에 첫 제품을 선보일 계획. 주로 실리콘밸리에 살고 있는 고소득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미국에서 자동차가 날아다니는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미 생활 속에 자리잡은 백투더퓨쳐2
호버보드와 운동화는 곧 등장할 예정이지만, 이미 생활 속에 자리잡은 제품들도 많다. '백투더퓨쳐2'가 단순히 상상에 의거해 만든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주인공 마티의 실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음식점에서 태블릿 PC로 주문을 하거나, 지문 인식 출입 시스템, 자동 초점 디지털카메라는 더이상 생소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욱 발전한 제품도 있다. 영화 내에서 구현했던 '스마트홈'도 시장에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물론, 자동으로 사이즈를 맞춰주는 옷이나 타임머신 등 아직 구현되어야 할 것들은 많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미래를 살고 있다는 것은 속속 등장하고 있는 제품들을 통해 느껴지는듯. 참고로 5년 뒤인 2020년은 1989년 방영됐던 만화 '우주의 원더키디'의 시간적 배경이고 다음 해는 '은하철도 999'의 무대인 2021년이다(원작은 2221년). 5년 뒤에는 정말 우주를 쉽게 날아다닐 수 있을까? '백투더퓨쳐2'를 보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