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한결 같아서 더 웃겼다.
SNL '극한직업'에 직접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방송작가 유병재.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그의 모습은 '극한직업' 코너 속 그의 배역과 똑같았다.
그는 '극한직업'에서 보인 자신의 개그 코드 대부분을 예능에서도 녹여내 보여주었다. 유병재를 처음 접한 사람이라도 저 사람이 왜 웃긴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만약 계산을 통한 행동이었다면 그는 정말 천부적인 연기자가 아닐 수 없다.
설정인지 실제 모습인지 알 수 없지만, 주위를 웃기는데 성공한 직후 그의 눈빛이 빛나고 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MBC '라디오스타'에서 11일 방송분에서 보여진 유병재의 모습을 추적해 보자.
1.시선 회피(초점은 흐린다)
상황 : 방송 중 김구라씨 광팬으로 소개 됐으나 알고 보니 그에 대해 아는게 없어 궁지에 몰리자
"사실 광팬까지는 아니었어요. '잘한다' 싶은 정도로 생각했어요"(초점을 잃은 눈빛으로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2.불만 어린 복종
상황 : 빠른 1988년생인 규현이 "알고 보니 저보다 어리시더라"라고 하자
"아니 뭐 그냥 네, 어… 그럼 형님"(불만에 가득한 표정으로)
3.부정의 반복
상황 : 자신이 과거 출연했던 프로그램에 대해 '특정 영화를 패러디 한 것 아니냐'고 김구라가 거듭해 추궁하자
"아니에요, 아니에요. (김구라가 '그 영화 못봤어?'라며 따지자)그 영화는 알아요. 근데 안 따라했어요"
4.대 놓고 무시
상황 : MC들이 걸스데이 혜리가 함께 출연했다는 사실을 주지 시키며, 걸스데이 멤버 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냐고 질문하자
"소진을 가장 좋아한다. 혜리씨도 좋아하는데 애교 많은 여자를 좀 부담스러워한다"(혜리와 시선은 절대 마주치지 않는다)
5.본능에 충실
상황 : 잠시 뒤 혜리가 '멜빵춤'을 선보이자 넋을 놓고 바라보다 MC들에게 발각돼, '어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자
"너무… 너무… 어, 라스 나오길 잘한 것 같아요"(당황하며)
앞의 행동은 복선이었나? 이 대목에서 혜리를 개그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 지능적으로 행동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6.어 도망갈 곳이 없네?
상황 : 김 CF를 찍느라, 김 양식을 하는 아버지의 홍보 사진 부탁을 들어드리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하던 중 "아버지를 까고 그 광고를 찍었어요"라는 실언을 하고
김구라 "작가라는 사람이 '아버지를 까고'가 뭐에요 '까고'가"
"…………………………………………(말없이 불쌍한 표정 연기)"
[사진 ⓒ MBC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