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칩 허니 머스타드'과 '허니버터칩'의 관계가 묘하다.
허니버터칩 미투(me too) 제품으로 알려졌던 농심의 신제품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17일 출시된다.
앞서 이달 초 농심이 허니버터칩을 벤치마킹한 새 과자 개발에 착수 중이며 이달 중 시중에 나올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온 바 있다.
■ 버터 대신 머스터드를 넣었으니 아류작이 아니다?
농심은 국내 스낵시장 1위이자, 국내 최초로 생감자 스낵인 '포테이토칩'을 선보인 업체. 발빠르게 이번 제품을 출시하며 허니버터칩으로 촉발된 '달콤한 감자칩'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렇다면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는 허니버터칩의 아류작일까? 답을 내기 애매하다.
국내산 꿀과 파슬리 분말이 들어간 점은 허니버터칩과 유사하나, 단 맛에 더해지는 풍미가 다르기 때문.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는 버터 대신 머스타드로 쌉싸래한 풍미를 넣어 약간의 차별점을 두었다.
■ 아류 주장하자니 모순에 빠진 '허니버터칩'
그런데 이렇게 따지면 해태제과 측도 모순에 빠지게 된다. 앞서 자신들의 개발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원조 격인 일본 제품과의 차별성을 강조한 전례가 있기 때문.
허니버터칩 또한 2012년 발매된 일본 '가루비(calbee)'의 '행복 버터 포테토칩(이하 행복버터칩)'과의 유사성이 지적되고 있다. 해태제과 측은 '행복버터칩'이 '허니버터칩'의 원조라는 설을 부인했다.
정명교 해태제과 연구소장은 11월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행복버터칩'은 버터 맛이 강해 '허니버터칩'과 맛이 많이 다르다"며 허니버터칩은 2년 가까이 시간을 들여 해태제과에서 전적으로 진행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가루비에 따르면 '행복버터칩'은 버터, 벌꿀, 파슬리, 마스카르포네(생크림으로 만든 치즈) 4자지 재료로 단 맛에 은근한 향과 풍미를 더한 제품으로 마스카르포네가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허니버터칩'과 유사하다.
■ 시장 창출보다는
유사성 논란과 관계없이 국내 제과 업체들이 새로운 유행을 창출할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는 점은 아쉽다.
'행복버터칩'을 개발한 가루비는 '달콤한허브치킨맛', '김·명태맛' 등의 새로운 감자칩 제품을 계속 출시 중이다. 감자칩의 맛 종류만 28개에 달한다.
'달콤한 감자칩' 열풍은 신제품 개발보다는 유행에 편승하려는 달콤한 유혹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사진 ⓒ 농심, 해태제과, 가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