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설사약에 대해서는 설사제라는 말 대신 지사제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런 차이는 왜 벌어지는 것일까?
'약'이라는 글자와 '제'라는 글자의 용법차이 때문이다.
'약'이라는 글자는 감기약, 설사약, 변비약 같이 질병으로 인한 증상, 질병의 뒤에 붙는다. 만약 감기제, 설사제, 변비제라고 쓴다면 그것은 틀리게 쓴 것이다.
'제'라는 글자는 그 약이 가진 효과의 뒤에 붙어 사용된다. 그래서 설사를 멈추는 '지사'효과를 가진 설사약을 지사제, 열을 내리는 효과를 가진 감기약을 '해열제'등으로 부르게 된다.
당신이 변비로 인해 큰 고통을 겪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어쩌면 당신은 배변을 위해 약국에 가서 "설사약 주세요"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면 약사는 당신에게 변비약이 아닌 설사약 즉 배변제가 아닌 배변을 막는 '지사제'를 주게 될 것이다.
쓸데없는 상식이라고? 만약 당신이 '약'과 '제'의 올바른 용법을 알게되면 박명수 같은 실수는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