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떼를 몰고 다니며 아파트 전체를 비둘기 둥지로 만들어 버린 여성이 소개됐다.
지난 2일 방송된 KBS '제보자들'에서는 아파트를 점령한 비둘기의 배설물 때문에 매일 같이 악취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의 사연이 소개됐다.
취재진이 현장을 방문하자 수십 마리의 비둘기떼가 한 집의 베란다 방충망에 난 구멍을 통해 집안을 쉼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비둘기떼가 드나드는 집 주인은 김미선(가명) 씨. 주민들은 2년 전 김미선 씨가 아파트에 이사 온 뒤로부터 집에서 비둘기와 함께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일 아파트 주변을 맴돌며 비둘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김미선 씨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던 아파트 주민들은 불만을 쏟아냈지만 김미선 씨의 행동은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
김미선 씨를 직접 만나보기 위해 집을 방문한 취재진. 비둘기떼와 동거를 하고 있다는 김미선 씨의 집안 상태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마치 새장에 들어온 듯 집안 전체에 비둘기들의 배설물이 널려 있는 등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집안 곳곳에 비둘기들이 숨어 있었고 싱크대마저 비둘기가 장악해 위생적으로 심각했다.
하지만 김미선 씨의 표정은 한없이 온화할 뿐이었다. 김미선 씨는 "오래됐다. 한 10년 전 비둘기가 내게 다가왔다"며 "모이가 있다면 모이를 한 줌 주는게 인간의 도리 아니냐"고 말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비둘기 한마리씩을 돌보기 시작했다가 지금의 상황이 되어 버렸다는 김미선 씨는 아주 좁고 더러운 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다.
김미선 씨가 이토록 비둘기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녀에게 있어 비둘기는 친구이자 가족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둘기의 개체 수가 늘어날수록 주민들과의 마찰은 심화되고 열악한 환경으로 건강까지 염려되는 상황이었다.
아파트 주민들은 김미선 씨가 기르는 비둘기떼 때문에 답답함과 고충을 호소했다.
해결책이 매우 시급한 상황에서 조류 전문가가 김미선 씨의 집을 방문했고 제작진과 전문가의 계속되는 설득에 김미선 씨는 결국 참아왔던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결국 야생동물 센터의 도움을 받아 비둘기떼를 방생하기로 결정한 김미선 씨.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던 수십여 마리의 비둘기 사체들도 같이 처리했다.
이같은 모습에 정신과 전문의는 "사랑했던 아들과 일찍 헤어지고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며 "저장 강박증 장애를 벗어나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를 본 누리꾼들은 "꼭 치료 받으셔야 할듯" "비둘기 회귀본능 있어서 완전히 쫓아내려면 시간이 걸릴것 같다" "이웃들은 무슨 죄"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