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와 엔씨소프트 등 업계 1위 기업들이 과도한 과금정책을 펼쳤다가 이용자들에게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계획했던 요금인상이나 과금 정책 도입을 백지화하는 것은 물론 기업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게 돼 '안 하느니만 못한' 꼴이 됐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택시 '스마트호출'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기존 1000원(주간)~2000원(심야)이었던 이용료를 수요와 공급에 따라 최소 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적용되는 탄력 요금제로 개편했다.
이를 지켜본 카카오택시 이용자들은 기본요금만 내고 갈 수 있는 거리를 최대 8800원(기본료 3800원+호출비 5000원)까지 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생겼다며 펄쩍 뛰었다. 연이어 택시업계가 반발하고 정치권까지 나서자, 카카오모빌리티는 뒤늦게 요금제 개편안을 철회하고 사과했다.
최근 엔씨소프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과도한 과금유도로 꾸준히 논란이 돼 온 리니지식 과금시스템을 새로 출시한 게임마다 적용하면서 이용자들이 게임을 외면하는 수준을 넘어서 폭발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실례로 지난 5월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상반기 신작 트릭스터M은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를 반짝 달성했을 뿐, 현재 40위권에 머무르며 '엔씨불패'의 명성에 지울 수 없는 흠집을 냈다. 많은 이용자들은 양질의 콘텐츠보다 과금 유도에만 초점이 맞춰진 점을 실패의 주요인으로 꼽는다.
최근 출시된 하반기 신작 '블소2'까지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자 이용자들은 외면을 넘어서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엔씨소프트가 블소2 출시 1일만에 사과하고 과금 부담을 낮췄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현재 게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엔씨소프트의 과금정책을 비난하는 게시글이 도배가 되고 있고, 수많은 스트리머들도 경쟁하듯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용자가 플랫폼이나 게임을 이용하면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 기업이 이용자의 수요에 맞춰 요금을 인상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적정선'이라는 게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엔씨소프트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된 것도 이용자들이 '한계'라고 생각한 적정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기업의 부당한 과금정책에 '고객'이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세상이다. '수동적인 고객'이 아니라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SNS나 유튜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을 '혼쭐'낸다. 반면 이용자와 소통하면서 '착한 기업'으로 인식되면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돈쭐'(돈+혼쭐내자라는 신조어)내러 몰려든다.
고객이 '돈쭐'과 '혼쭐'을 구분하는 기준은 다름 아닌 '상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요금보다 비싼 호출료, 게임 캐릭터 하나에 수십억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엔씨소프트의 게임은 상식을 넘어선다. 상식만 지켜도 고객 스스로가 '인질'이라고 느끼고 반발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