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상에 일명 '뚱바'라고 불리는 바나나맛 우유 디자인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디자인 때문에 더욱 먹고 싶어지는 우유'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가 손꼽혔다.
일반 우유팩과는 달리 둥그스름한 모양에 한 손에 꽉 차는 바나나맛 우유. 이런 특이한 모양으로 인해 뚱뚱한 바나나우유 일명 '뚱바'라는 애칭까지 생겼다.
그렇다면 이런 독특한 디자인의 용기는 어떻게 개발 됐을까?
낙농사업의 발전을 이제 막 시작하던 1970년대. 이에 빙그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우유 소비 장려 정책’에 뛰어들었고 한국인이 좋아할만한 우유’를 만들라는 대통령과 총수의 주문을 받게 된다.
빙그레 신제품 연구팀은 기존에 사용되던 비닐 팩이나 유리병과는 차별화한 특별한 용기가 고심하던 중 우연히 찾은 도자기 박람회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달 항아리’를 발견한다.
‘달 항아리’는 일명 ‘백자대호’라 불리는 조선시대 후반 백자로 완만하면서도 풍만한 곡선에 특유의 단아함이 매력적인 조선백자다.
연구팀은 한국 도자기의 미학적 정수가 담긴 달 항아리의 곡선을 우유 용기에 차용해보기로 한다.
그러나 다만 모양이 신기해서만은 ‘롱 런’ 할 수 없다는 게 연구팀 판단이었다. 이런 이유로 실용성에도 공을 들였다.
마실 때 용기가 기울더라도 내용물이 흐르지 않도록 입구 부분에 턱을 만들었다. 용기는 바나나의 노란색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반투명으로 제작했다.
내용물 담기에 급급했던 당시 업계 분위기에 바나나맛 우유 용기는 기능과 모양, 색상 그리고 한국적 정서까지 고려한 포장 전략은 혁신을 넘는 실험이었다.
그렇게 1974년,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가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당시 국내 유통업계의 전례없는 도전이었기에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업계에서는 이미 각진 우유팩이 판치던 시대였고 빙그레가 내놓은 신상품은 소비자들에게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달 항아리’ 모양의 디자인에 남녀노소 모두 호감을 보였다.
맛과 용기의 혁신을 동시에 이룬 것이다. 이후 44년이 흐르면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국내 유업계를 대표하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바나나 우유의 대명사가 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이에 많은 누리꾼들은 "디자인이 브랜드다" "디자인이 바뀌면 사먹지 않을 것" "뚱바가 최고야" 등의 열혈 팬심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