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게'
*유형 : 패러디
*발생시점 : 2005년 1월
*파급효과 : 중급(파생 컨텐츠 1000건 이하)
<밈(MEME)이란>
리처도 도킨스가 저술 '이기적 유전자'에서 제안했던 문화 구성의 단위를 의미하는 용어.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밈은 이 개념을 차용해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짤이나 패러디처럼 특정 단위로 확산되는 유행 현상을 지칭한다. 세대를 거쳐서 살아남는 유전자처럼 문화현상 역시 특정한 구성 단위로 전파되는 현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편집자)
지난 23일 EXO(엑소)의 멤버 가수 백현이 취한 사진 포즈가 인터넷에서 화제다.
백현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 전, 쓰고 있던 토끼모자로 눈까지 가리면서 포즈를 잡았다.
그가 패러디한 포즈는 바로 '소라게' 포즈.
사실 이 포즈는 배우 권상우가 원조이다. 검색사이트에서 '권상우'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권상우 소라게'가 나올 정도.
'소라게' 포즈는 2005년에 방영한 드라마 '슬픈 연가'에 나온 장면이다. 김희선(박혜인 역)을 사랑하던 권상우(서준영 역)가 김희선과 연정훈(이건우 역)이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모자를 깊게 눌러 썼던 것.
네티즌은 권상우가 행복해하는 두 사람의 뒤에서 슬픔을 감추며 모자를 깊게 눌러쓰는 모습이 쉘(껍질) 속에 들어가는 소라게와 비슷하다면서 네티즌들은 이 장면을 짤로 만들어 공유하면서 ‘소라게’라는 이름을 붙였다.
'소라게' 짤은 그 후로 다양한 패러디를 양산하며 크게 유행했다. 최근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도 이 장면을 패러디한 영상을 만들어 팬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소라게’는 더 나아가 슬픈 연가의 권상우의 모습을 포착한 짤을 지칭하는 것을 넘어서서 눈을 가리며 모자를 쓰는 포즈 자체를 가리키는 용어로도 자리잡았다.
'MBC 아빠 어디가'의 김성주가 아들 민율이의 영상편지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감추며 모자로 가리는 장면에서도 시청자들은 ‘소라게’ 포즈라고 부르며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었다.
한편 권상우는 작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라게' 짤의 장면이 아련한 표정을 지으면서 즉흥적으로 나온 연기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