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한 사람당 신용카드 한장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을 먹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세계자연기금(WWF)과 호주 뉴캐슬 대학은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사람이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은 약 2000개로 알려졌다. 무게로 환산할 경우 5g 정도이며, 이는 신용카드 한장이나 볼펜 한자루의 무게이다.
미세플라스틱(마이크로플라스틱)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작게 제조되거나 기존의 플라스틱제품에서 떨어져 나온 5mm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말한다.
주로 화장품, 의류, 해양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세정기능, 미백효과, 각질제거에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어는 지난 2004년 영국의 리처드 톰슨(Richard Thompson) 박사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보고서는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주경로로 마시는 물을 지목했다. 마시는 물을 통해 매주 1769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경로는 어패류다. 연구진은 사람이 어패류의 소화기관까지 에 먹을 경우, 소화기관에 남아 있던 미세플라스틱이 인체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미세플라스틱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지 않다.
일부 연구에서 물벼룩, 굴, 제브라피쉬(열대어)에 대한 실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흡수돼 악영향을 주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생물을 먹을 경우 인체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인체독성학을 연구하는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최진희 교수는 "생체실험은 세포 수준에서 연구 중인데 아직 독성 수준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은 상태다."며 "미세플라스틱의 인체독성 여부는 '있다 · 없다'로 말할 문제가 아니다."는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이에 반해 안전성평가연구소에서 환경독성학을 연구하는 박준우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의 독성을 세 가지로 봤다.
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부서지면서 예리해진 형태가 인체에 물리적인 피해를 주는 경우, 미세플라스틱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의 악영향, 미세플라스틱에 달라붙은 오염물질의 영향이 문제라는 견해이다.
이러한 견해 차이에도 두 교수 모두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말에는 G20(주요 20개국) 환경장관회의에서 국가정책과 국제협력을 통한 미세플라스틱 저감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