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논란으로 대회 내내 많은 손가락질을 받았던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19일(한국시간) 귀국길에서는 고국 팬들의 환대를 받았다.

발리예바는 꽃다발과 박수에도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발리예바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킨 선수였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실시한 도핑 검사에서 트리메타지딘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양성 반응이 나왔음에도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는 발리예바를 CAS에 제소했다. 그러나 CAS는 발리예바가 만 16세 이하 보호선수에 해당하는 점, 도핑 양성 통보가 너무 늦어 반박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선수의 손을 들어줬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출전은 가능했지만, '도핑 양성 선수'임이 확인된 발리예바는 대회 내내 대회'투명 인간' 취급을 받아야만 했다. 

IOC는 상위 24명에게 주어지던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발리예바의 자격 논란으로 생길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25명으로 늘렸다. 또한 발리예바의 기록 옆에는 별표를 붙여, 그의 기록이 공식 기록이 아닌 잠정 기록으로 역사에 남도록 했다.

나아가 IOC는 발리예바가 개인전에서 입상하더라도 꽃다발 간이 수여식이나 시상식은 없다고 못 박았다.

올림픽 취재를 위해 베이징을 찾은 해외 다수의 미디어들 역시 발리예바를 차가운 시선으로 대했다. 그의 출전을 납득할 수 없었던 해설위원들은 발리예바가 연기를 할 때 해설 자체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던 발리예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여러 차례 넘어지는 등 부진이 겹치며 결국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비판이 쏟아졌던 발리예바였지만, 올림픽을 끝낸 뒤 러시아로 돌아오는 길은 분위기가 달랐다.

러시아 국민들은 따뜻한 박수와 환호로 그를 맞이했다. 노메달에 그친 발리예바는 꽃다발까지 받으며 '영웅'처럼 귀환했다. 

발리예바 역시 수많은 팬들과 기자 사이를 당당한 걸음으로 지나갔다.

한편 이에 앞서 소치 금메달리스트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발리예바는 주변의 방해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잘 싸웠다. 발리예바는 우리 시대의 영웅이고 온 나라가 당신과 함께 할 것"이라고 응원해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진] 방송 캡처,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