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19·하이트진로)의 '오구플레이' 논란이 발생한 지 3주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징계 일정이 잡혔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대한골프협회(KGA)의 판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골프협회는 19일 비공개로 윤이나의 룰 위반 사안에 대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윤이나에게도 당일 출석을 요구했고, 윤이나 측은 참석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공정위원회 안건은 '골프 규칙 위반사항 사후 신고자에 대한 징계 검토'다. 윤이나의 룰 위반에 대한 1차적인 징계는 이미 실격 처리로 마무리됐지만, 이를 뒤늦게 알린 것에 대한 추가 징계를 검토한다는 의미다.
앞서 윤이나는 지난 6월16일 열린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규정을 위반했다. 15번홀에서 티샷이 빗나가 러프에 빠졌는데, 공을 찾을 수 없자 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공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이후 윤이나는 자신의 공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컷탈락한 윤이나는 한 달 뒤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에버콜라겐 퀸즈 마스터즈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15일에야 주최 측인 대한골프협회에 자진 신고해 실격 처리됐다.
이후 윤이나는 지난달 25일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향후 KLPGA투어 대회 출전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한골프협회는 윤이나가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스포츠공정위원회 소집을 준비했고, 논란이 불거진 이후 3주만에야 일정을 확정했다.
협회는 일정이 다소 지연된 것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위한 사전준비'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윤이나 본인을 비롯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이들에 대한 의견을 청취해 당시 상황에 대한 진상을 파악한 뒤, 위원회 당일 신속하게 징계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법조계와 골프계 등 각 분야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들의 일정 조율 등도 쉽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한 번의 회의 개최로 사안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관심을 모으는 윤이나의 징계 수위는 예상이 쉽지 않다.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 명시된 징계 폭이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윤이나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골프인의 품위를 훼손한 경우'로 구분돼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징계 수위는 경미한 경우와 중대한 경우로 나뉘는데, 경미한 경우에는 △견책 △1년 미만의 출전정지 △ 1년 미만의 자격정지를 부여할 수 있는 반면 중대한 경우로 판단되면 △1년 이상의 출전정지 △1년 이상의 자격 정지 △제명까지도 가능하다.
다만 윤이나의 사례는 규정 위반을 한 달 이상이나 숨기는 등 경미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중대한 경우'로 구분돼 징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변수가 있다면 윤이나의 징계를 '대회 중 경기장 질서 문란행위'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회 중 질서 문란 행위 중에는 선수가 '골프 에티켓 및 매너 미준수 및 비신사적 언행'을 했을 경우 징계가 가능하다. 징계 수위는 출전정지 1개 대회 또는 경고, 근신으로 '골프인 품위 훼손' 사안보다 경미하다. 다만 근신의 경우 3개월이 기본이지만, 고의적인 경우엔 1년까지 가능하다.
대한골프협회의 징계 수위는 KLPGA투어의 징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LPGA투어는 대한골프협회의 징계 수위가 결정되면 추가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대한골프협회가 주최하는 프로 대회는 사실상 한국여자오픈 뿐이기 때문에 KLPGA투어의 징계가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진] KL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