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이 원래 일본 누리꾼들이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썼던 단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충격적인 헬조선 실제 뜻"이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지난 2015년 9월 허핑턴포스트가 '당신이 헬조선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하는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내용과 위키백과에 서술된 내용을 토대로 '헬조선'이라는 단어의 기원과 의미가 담겨있다.
허핑턴포스트와 위키백과에 따르면 '헬조선'은 원래 '헬조센(ヘル朝鮮, Hell + 朝鮮)'이라는 일본산 단어다.
'헬조센'이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4년경 일본 '2Ch' 게시판에서 일본인 네티즌들이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하면서부터다.
당시는 배용준·최지우 주연의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류붐', '욘사마' 열풍이 불던 때였다.
이와 반대로 한류붐에 거부반응을 보인 혐한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의 각종 사건 사고, 사회부조리 기사를 가지고 와서 "한국은 이렇게 살기 힘들고 지옥같은 나라"라고 비하하기 시작했다.
또 '김치국', '반도국', '헬조센'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한국을 비하하는 의미로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인을 지칭하는 단어 역시 '김치군', '김치남', '김치녀'로 불렀다.
즉 '헬조센'은 조선과 대한민국을 비하하고 역으로 일본 찬양하려 만든 단어였다.
이런 의미의 '헬조센'을 '헬조선'으로 번역해 처음 사용한 국내 커뮤니티는 2010년 무렵 디시인사이드의 역사 갤러리였다.
역사 갤러리 내에 친일·자국비하 성향의 누리꾼들은 '한국은 지옥에 가까울 정도로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라고 주장하며 해당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 '일본반응'을 번역해 한국에 알리던 '개소문닷컴', '가생이닷컴' 등의 사이트들도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옮겨오면서 국내 누리꾼들에게 해당 단어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단어에 점차 익숙해진 국내 누리꾼들은 "한국이 지옥에 가깝고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주장에 크게 공감하며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사회구조를 비판할 때 '헬조선'을 외치게 됐다.
이후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뜻하는 의미로 광범위하게 퍼지게 된 것이다.
'헬조선'의 단어에 대한 역사를 알게 된 누리꾼들은 "이제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아야하나", "한국 비하의 의미로 시작된 단어인지 전혀 몰랐다", "한국이 살기 힘든 건 맞지만 일본 찬양의 의미가 들어간 단어는 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어차피 우리가 쓰는 '헬조선'은 한국 비판이지 비하의 의미는 아니지 않나", "저 단어에 공감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유행어가 되고 뉴스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게 문제의 본질 아닌가" 등의 반박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헬조선'은 지난해 5월 알바천국이 조사한 결과 전국 청년 알바생 1천여명이 꼽은 '더 이상 듣기 싫은 자조어' 1위로 꼽히기도 했다.
'헬조선' 다음으로는 '금수저·흙수저', '열정페이'가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