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큼 사랑해"
*유형 : 패러디
*발생시점 : 2019년 4월 24일
*파급효과 : 상급(파생 컨텐츠 1000건 이상)
<밈(MEME)이란>
리처도 도킨스가 저술 '이기적 유전자'에서 제안했던 문화 구성의 단위를 의미하는 용어.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밈은 이 개념을 차용해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짤이나 패러디처럼 특정 단위로 확산되는 유행 현상을 지칭한다. 세대를 거쳐서 살아남는 유전자처럼 문화현상 역시 특정한 구성 단위로 전파되는 현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편집자)
'어벤져스 : 엔드게임'이 개봉한지 한달이 되었다. 한달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영화 속 명대사가 있다.
바로 "3천만큼 사랑해.(I love you 3000.)".
영화 속에서는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의 딸 모건이 자기 전에 토니에게 하는 굿나잇 인사이다. 하지만 이스터에그(재미로 숨겨 놓는 메세지나 기능)가 많았던 어벤져스의 특성 상 인터넷에서는 많은 추리가 거론됐다.
우선 아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큰 수인 3천을 넣어 자신의 사랑을 아버지에게 표현했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뤘다. 일부에서는 토니 스타크가 가장 좋아하는 치즈버거의 한국가격을 의미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렇게 의견이 나뉘는 가운데 꽤 그럴 듯한 추측이 나타났다. 바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마블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시리즈)로 나온 영화들의 런닝타임의 총합이 3000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7월 개봉예정인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의 런닝타임이 확실하지 않다는 반박이 이어지며 '3천만큼 좋아해'의 정확한 의미는 미궁으로 빠지게 됐다.
이렇게 혼란한 상황에서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감독 안소니 루소가 사실을 밝혔다.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사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자녀들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사랑한다면서 한 표현을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이 '3천'의 진실은 '3000 times'에서 'times'를 생략했기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이다. 즉, 3천배 사랑한다는 의미.
아빠 로다주가 먼저 '엄청나게 사랑한다(Love you tons)'고 말하자, 이에 딸 모건이 '난 3천 배 사랑해(I love you 3000 times)'라는 말하려고 한 것인데, 그만 'times'를 생략해 벌어진 것.
특정 단어를 생략한 것이 아이들 답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더 센스있는 표현이 됐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times'를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래의 대사가 있었던 사실도 밝혔다. 원래의 대사는 "Love you tons. Love you tons."였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그의 자녀의 이야기를 듣고 대사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3천만큼 사랑해'는 우연히 발생한 표현이지만 의외로 네티즌들의 큰 호응을 받으며 향후 유사한 표현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리고 루소 감독의 탁월한 선택으로 네티즌들은 '어벤져스' 시리즈에게 아주 멋진 작별 인사를 만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