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뜻밖의 부작용을 부르고 있다. 부부가 한 달 넘게 밖에 나가지 못하고 붙어 있다가 갈등 끝에 이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 위치한 혼인등기소들이 이혼 서류를 내러 온 부부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들 혼인등기소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장기 휴업하다 지난 2일부터 문을 열었는데, 이혼하려는 부부가 몰리는 바람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아직까지 완벽하게 코로나19 영향력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안시 베이린구(碑林)는 혼인이나 이혼을 신청하기 전 미리 전화 예약을 받았다. 방문객들이 서로 접촉해 전염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혼인등기소는 하루 14쌍까지 신청을 받고 있는데 지난 5일 이 숫자를 꽉 채웠다.
옌타구 혼인등기소도 상황도 비슷했다. 이곳 관계자는 요즘 이혼 등기 처리 업무가 매일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혼인과 이혼을 합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최대 건수가 22건이고 이 가운데 이혼이 5건이라고 설명하고 이미 오는 18일까지 이혼 예약이 꽉 찬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새해와 대학 입학시험 이후에 이혼하는 부부가 다소 있었다”면서 최근 이혼의 형태가 과거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전염병으로 인해 많은 부부가 한 달 내내 집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돼 이혼자 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혼인등기소 역시 다음달 7일까지 결혼과 이혼 예약이 꽉 찼다고 밝혔다.
이곳의 직원은 "우리는 매일 11 쌍의 결혼과 4건의 이혼을 예약할 수 있다“면서 ”매일 예약이 완료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린구 혼인등기소에서 일하는 왕모씨는 ”많은 부부들이 한 달 이상 집에서 둘만 마주하고 지내다 보니 충동적으로 이혼율이 급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몇몇 부부는 충동적으로 이혼 예약을 한 뒤 날짜가 닥치면 취소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어떤 부부는 이혼하겠다며 서류 절차를 다 진행해 놓고 마음을 바꾸기도 했다. 결국 이혼을 취소할 수 없어서 이혼 직후 곧바로 재혼 절차를 밟았다”고 전했다.
혼인등기소 관계자들은 시민들에게 ”결혼과 이혼은 인생의 큰 일이므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잠시의 불화로 가볍게 이혼을 결정하지 않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