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한 초등학교 스쿨존에서 SUV 차량이 9살 어린이를 고의로 박은 사건의 피해 어린이가 사고 전 폭행을 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피해 어린이 측이 사건의 발단이 된 놀이터에서 있었던 일을 털어놨다.
26일 피해자 A(9)군 가족은 인스타그램에 사고 장면이 찍힌 CCTV 영상을 올리며 “초등학교 저학년끼리 다투다가 내 동생이 사과를 하지 않고 그냥 자전거를 타고 갔다. 그런데 상대 어린이 엄마가 차량으로 200m를 쫓아와 동생의 자전거를 박았다. 명백한 살인미수다”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A군은 오른쪽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 부모는 경찰조사에서 A군이 운전자의 5살 자녀를 때린 후 사과 없이 자전거를 타고 도망가서 화가 나 그런 것 같다고 증언했다.
A 군은 27일 보도된 YTN 인터뷰에서 "(5살 여자 아이가) 계속 '야'라고 해서 까불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계속 까불어서 두 번 터치했는데…"라고 주장했다.
또 A군 가족은 재차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며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A군 가족 측은 "놀이터에서 5살 여자아이가 "야"라고 하여 제 동생(9살 남자아이)이 야라고 부르지 마라고 말했다. 그렇게 몇번 실랑이 끝에 제 동생이 까불지말라며 (5살 여자아이) 어깨를 살짝 밀쳤다"고 말했다.
이어 "(5살 여자) 아이 어머니께서 오셔서 제 동생을 혼냈고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운전자가 쫓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랑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이들끼리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다투면 양쪽 입장을 들어보고 둘다 잘못했을 때 서로 사과하라고 하고 떡볶이 사줄게 맛있는거 사줄테니까 얘들아 사이좋게 지내라고 한다. 그런데 아이들 입장도 들어보지 않고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라고 덧붙였다.
또 "영상에서 아이가 차주에게 인사(사과)하는 게 아니라 다리가 바퀴에 깔려 다리가 아파서 절뚝거리는 모습이다. 보통 사람을 치게 되면 깜짝 놀라서 헐레벌떡 뛰어나와야 하는 게 보통인데 (차주는) 너무나도 태연하게 차에서 내린다. 그리고 아이에게 괜찮냐는 말이 아니라 왜 때렸냐고 물었다. 구급차도 심지어 다른 목격자분이 불렀다. 가해차량은 절혀 일면식도 없던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주장했다.
A군 가족 측이 이렇듯 장문의 글로 자초지종을 설명했으나 일부 네티즌들은 "9살 남자아이가 5살 여자아이를 먼저 때려 사건의 발단이 됐다면 잘못이 없지 않은데 '살짝 밀쳤다', '떡볶이 사주는 걸로 화해하게 한다' 등의 표현을 써 자기 잘못은 없다는 듯 말하는 게 못됐다"며 비판을 거두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은 “처음에 글 올렸을 때는 둘 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더니 맞은 애는 5살이다. 5살짜리를 때리고 갔으니 피해자도 혼나야 된다”, “요즘 얘들이 괴롭히는 수준이 상상을 초월한다. 운전자도 잘못했지만 이해는 간다”, “9살이 5살을 왜 때렸을까. 그것도 남자애가 여자애를 일단 중립하겠다”, “A군도 잘못했지만 운전자가 잘못한 건 분명하다. 민식이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달았다.
사건이 일어난 경주 동천동 주민이라고 주장한 한 네티즌은 "동네에서 평판도 안좋고 애들 괴롭히고 때리는 건 들어봤냐. 너무 공론화 시키는데 여자아이를 때리고 사과하라고 하니 도망가지 않았나. 동생이 사고를 당해서 여자아이를 괴롭히는 걸 정당화하는 거냐. 큰 사고로 자기 동생의 잘못을 덮는 건 동생이 커서 올바른 길을 가는 데에 옳지 않은 방법이라고 본다"고 일침했다.
A군 가족은 현재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현재까지 공개된 CCTV영상에 따르면 흰색 SUV 차량 운전자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A군을 들이받은 채 지나갔다. 차량이 들이받은 구간은 스쿨존으로 ‘민식이법’ 적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