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만들어진 아스트라제네카가 국내 코로나19 백신 1호가 될 수 있을까?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만든 백신이 한국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 얼마 전 아스트라제네카는 옥스퍼드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통해 만들어낸 코로나19 백신의 3상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평균적으로 약 70% 효과를 보였지만 투여 방법을 달리 했을 때는 90%에 가까운 예방 효과를 보여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미 모더나와 화이자에서 코로나19 백신이 3상 임상을 마치고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유독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열광하고 있다. 모더나와 화이자의 실험 결과 발표 당시 비교적 잠잠했던 관심이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일단 가격 문제가 가장 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회분 가격이 5,000원 이하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모더나나 화이자의 백신 가격에 비해 10% 정도의 가격이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구매에 대해 굉장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안전성도 문제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겠다는 의지였다.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만든 백신의 경우 가격이 상당히 높다. 만일 한국 국민들에게 모두 백신을 접종할 경우 1조원에 가까운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이에 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1,000억원 정도면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예방 효과가 모더나, 화이자 백신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또한 보관 방법에 대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하는 등 보관 방법이 까다롭다. 이는 큰 돈을 들여 백신을 구매하더라도 보관 설비를 갖추지 않으면 백신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백신 구매 비용에 더해 물류 및 보관 시스템 구축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것.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보관이 굉장히 쉽다. 2~8도 상온에서도 6개월 동안 보관, 운반, 취급이 가능하다. 냉장고 냉장실에만 넣어놔도 충분히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수한 설비를 추가할 필요 없이 현재 병원 등에서 운영되고 있는 장비로도 백신을 보관하고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생산이 굉장히 용이하다는 것도 주요한 장점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SK케미칼의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있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국내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유통 과정도 단축되고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업체의 코로나19 백신 생산도 기대할 만 하지만 속도 측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체 3곳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곧 임상시험에 들어가 무사히 완료될 경우 국내 코로나19 정복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전 검토를 받고 있다. 식약처는 허가전담심사팀을 구성해 코로나19 백신을 빠르게 심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초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식약처의 정식 허가를 신청하고 3월 안에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