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의 제품을 선호하는 신기한 현상이다.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인 아이폰12가 정작 미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에서는 한국 브랜드인 삼성이 만든 갤럭시S20 FE가 가장 잘 팔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국 브랜드가, 미국에서는 한국 브랜드가 잘 팔리는 셈이다.
최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의 결과에 따르면 미국 현지의 스마트폰 매장 60%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으로 갤럭시S20 FE가 이름을 올렸다. 최고급 제품의 사양을 모두 갖추고도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지만 고전을 면치 못한 한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반면 미국의 브랜드인 아이폰12는 고향에서 부진 중이다. 특히 아이폰12 미니의 경우 이동통신사의 스마트폰 매출에서 고작 4~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출시된 아이폰 중에서도 가장 낮은 판매량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아이폰12 프로가 가장 잘 팔리고 그 다음으로 아이폰12 미니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갤럭시S20 FE의 경우 한국에서 최대 6만대 가량이 팔렸다. 다른 고급 제품들이 출시 초기에 4~50만대를 판매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더욱 두드러지는 부진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갤럭시S20 FE의 부진 원인으로는 가격의 문제가 가장 많이 꼽힌다. 출고가는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낮지만 공시지원금이 적어 실질적인 구매가는 더 비쌌다. 게다가 연말과 수능 대목으로 인해 아이폰12 시리즈 마케팅에 집중되면서 아이폰12 시리즈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것도 있다.
다른 원인으로는 소비자 성향이 꼽힌다. 국내와 달리 미국 소비자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도가 비교적 높다. 따라서 고가의 아이폰12 시리즈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오래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성향이 나타나 이것이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