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사회가 심각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일본 정부가 '코로나 블루'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야외 활동을 잘 못하고 집에만 있게 되자 사람들이 피로함을 느끼면서 생기는 우울증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 이로 인해서 최근에 고립과 고독 문제를 담당하는 장관을 임명했다. 게다가 총리관저 내각관방에는 '고립-고독 대책실'이 출범했다. 무려 장관급이 고립과 고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 이 정도면 국가적으로 이 사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일본은 이 상황을 타개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있기는 하다. 일본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지난해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수가 20,919명으로 지난해보다 3.7% 증가했다. 수치 상으로는 소폭 상승 같지만 일본은 큰 충격에 빠졌다.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계속 감소하던 수치가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
특히 일본은 여성과 청소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 중에 남성은 지난해보다 135명 줄었지만 여성의 경우 937명 증가했다. 특히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수는 전년보다 약 40%가 증가했고 여고생은 두 배 가량 늘었다고.
일본의 한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지 않다는 메시지가 강조되면서 우울하거나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라면서 "이것은 결국 극단적 선택의 증가로 이어졌다"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현상이 코로나 블루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제적으로 빈곤한 상황이 심해졌고 정서적으로도 고립감을 느낀다고. 특히 일자리가 줄어들자 계약직 비율이 높은 여성이 직격탄을 맞았고 학교가 장기간 문을 닫으며 외롭게 보내는 학생들도 많아졌다는 것이 분석이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고독과 고립 문제를 담당하도록 사카모토 데쓰시 저출생 대책 담당상이 이를 겸임하도록 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8년에 고독 담당 장관을 임명한 영국의 사례를 참고했다고. 영국의 경우 고독 문제와 관련해 약 3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마련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 블루로 인한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코로나 블루로 인해 극단적 선택 고위험군 등 관리 인원이 전년 대비 13.4%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