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방지법 때문에 아기 영상까지 차단된다던데요?"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불법촬영물 필터링 기술에 대해 '사전 검열' 논란과 별개로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 및 일부 매체를 통해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불법촬영물과 관련없는 영상까지도 업로드가 차단되고 있다는 문제제기까지 나오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아기 걸음마·맥주광고 영상 차단은 해프닝…"시연용 영상 삭제안된 탓"

실제로 일부 영상이 불법촬영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업로드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기술적 결함이 아닌 일종의 '휴먼 에러'였다.

현재 논란이 제기된 영상은 두가지다. 아기가 걸음마를 시작하는 모습이 담긴 아동 문화수업 관련 광고와 남자 배우가 등장하는 국내 맥주 광고다.

지난 13일까지 해당영상을 불법촬영물 필터링 기술이 적용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업로드하려고 하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방심위에서 불법촬영물등으로 심의·의결한 정보에 해당하여 전송이 제한됩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며 업로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불법촬영물 필터링 기술을 개발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서비스 사업자들에 배포한 표준 모델 자료에 기술 검증 시연용으로 포함됐던 두 영상의 데이터가 삭제되지 않아 실제 서비스 적용 이후 필터링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ETRI 관계자는 "해당 테스트 영상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조치가 끝나 14일 현재 문제없이 업로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 "고양이 영상 필터링·오픈채팅 차단 등 사실 아냐"

방통위 역시 현재 불법 필터링 기술과 관련해 사실이 아닌 정보까지 퍼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측은 일각에서 제기된 '고양이 영상까지 필터링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동영상을 업로드시 방심위에서 심의·의결된 불법촬영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기계적으로 필터링하는 과정에서 안내되는 문구인데, 해당 고양이 영상은 차단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이용자들이 '불법촬영물도 아닌 영상이나 사진을 오픈채팅에 업로드했다가 이용제한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불법촬영물 필터링 기술에 걸려 오픈채팅에서 차단된 일은 없다"며 "불법촬영물 필터링과 무관하게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자체 운영정책 위반으로 신고돼 제재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런 허술함 자체가 문제…불법촬영물 필터링 실효성에 대한 신뢰 떨어져"

이처럼 현재 제기된 불법촬영물 필터링의 '기술적 측면'에 대한 논란 대부분이 오해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IT업계 관계자는 "불법촬영물 필터링 기술이 적용된지 3일이나 지났는데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뒤에야 별도 공지도 없이 뒤늦게 업데이트 됐다"며 "이번 일이야 해프닝이라고 해도 과연 불법촬영물 필터링 기술이나 데이터베이스가 과연 문제없이 관리될 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게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불법촬영물 필터링 기술이 허술해 과연 실효성이 있겠냐는 지적도 있었다.

다른 개발자는 "몇가지 테스트를 해봤는데, 필터링된 영상을 단순히 세로로 돌리는 것만으로 업로드가 되거나, 카카오톡 일반채팅방에 업로드한 뒤 '전달하기' 기능으로 오픈채팅방에 업로드가 가능한 것도 발견했다"며 "이렇게 필터링이 허술하다면 실제 불법촬영물을 조금만 변형해도 유포가 가능할텐데,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