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참 회사 입장에서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뮤지션 박재범이 출시한 증류식 소주 원소주가 연일 엄청난 인기를 달리고 있다. 지난 2월 25일 정식 출시된 원소주는 첫 날부터 '오픈런(영업 전부터 줄을 서서 대기하는 것)' 행렬이 이어지면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회사의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일부 네티즌들은 원소주의 빈 병이라도 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원소주의 빈 병이 매물로 나오거나 이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글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원소주 같은 전통주에 20대 젊은 층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상황이다.
원소주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증류식 소주다. 이는 곡물에서 발효시킨 알콜 원액을 끓여서 순수 알콜만 뽑아낸 방식의 술. 우리가 흔히 접하는 희석식 소주와는 제조 방법이 다르다. 생산 기간도 더 오래 걸리고 원가도 비싸다. 그래서 이 원소주는 소주 중에서도 제법 고가인 한 병 14,900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없어서 팔지 못한다.
원소주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원소주를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 하지만 매일 구매 수량이 한정돼 있어 '오픈런'을 감수해야 한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수량도 제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온라인 구매다. 원소주 제조회사인 원스피리츠는 원소주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는 매일 2천병씩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한 사람 당 최대 구매 수량 제한이 있다. 이것도 쉽지 않다. 매일 판매가 시작될 때마다 접속이 폭주하는 바람에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갑자기 최근 원스피리츠가 원소주 온라인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 19일 이야기다. 인기를 끌고 있는 원소주의 온라인 판매 중단에 많은 사람들이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알고보니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 온라인몰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쉽게 감당하기 어려운 사고가 발생한 것.
원스피리츠에 따르면 19일 원소주 판매가 개시된 직후 사이트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그래서 이날 오전 11시 26분까지 2천병이 훌쩍 넘는 원소주가 팔리고 말았다. 정해진 수량의 30배 이상이 나가고 말았다. 이날 하루에만 판매된 원소주는 총 6만 3,915병이다. 공급량보다 너무나 초과된 물량이 판매된 것.
애초에 온라인몰에서는 2천병 주문이 완료되면 '품절'이 떠야 했다. 하지만 이날 따라 사이트에는 10분 동안 2천병 주문이 완료되고도 그대로 판매가 되고 있었다. 원스피리츠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온라인몰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약 한 달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온라인몰은 닫게 될 예정이다.
하지만 원스피리츠는 이미 판매된 제품들은 환불해주지 않고 순차적으로 배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제품 수령을 원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게는 취소 및 환불 처리를 해줄 예정이다. 약 6만 병이 넘는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서는 배송까지 최소 2~3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