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최근 태국에서는 일반인들 사이에 새로운 취미가 생겨나고 있다. 바로 대마 재배다. 마약으로 분류되는 대마초의 원료인 대마를 태국인들이 직접 키우기 시작한 것.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하겠지만 더욱 황당한 일이 있다. 태국 정부가 무료로 태국 국민들에게 대마 나무 100만 그루까지 나눠주면서 재배를 장려하고 있다.
최근 태국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태국 식품의약청(FDA)은 지난 9일부터 국민들에게 대마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하면 무료로 대마 나무를 나눠주는 것. 이 웹사이트에는 2천만명 이상이 방문한 상황이고 실제로 집에서 대마를 재배하겠다고 신청한 사람들 또한 20만명이 넘는다고.
그렇다면 왜 태국은 갑자기 대마를 재배하기 시작했을까? 먼저 태국은 대마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국가다. 지난 2018년 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의료용 대마를 재배하고 사용하는 것을 합법화했다. 어느 정도 경제적인 노림수도 있었다. 캐나다와 호주 등이 이 때 대마를 합법화하면서 큰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됐기 때문.
이어 2019년 태국 총선에서는 정치 정당인 품짜이타이당이 일반인 대상으로 대마 합법화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대마 재배 농가의 수익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를 댔다. 공교롭게도 이 품짜이타이당은 태국의 보건부 장관이 이끄는 정당이다. 보건부 장관의 당에서 '대마 합법화' 카드가 나온 것.
결국 태국 정부는 대마를 점차 합법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대마를 마약법상 불법 약물에서 제외했고 지난 1월 말에는 태국마약청이 대마를 규제 마약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을 승인했다. 그리고 지난 9일에는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대마 재배를 합법화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대마를 키우겠다고 나선 것.
현재 태국의 농업협동조합부는 최대 50만 가구에 대마 묘목 2개씩을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정해진 기간 내에 신청하지 못해도 대마를 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태국 정부 당국은 묘목을 받지 못한 희망자들에게는 보건부 차원에서 고품질의 대마초 품종 씨앗을 나눠주겠다고.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태국 의료계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태국 왕립 소아과의사 협회는 성명을 내고 대마 재배 합법화가 젊은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협회 회장은 "20세 미만은 대마 추출물을 소비해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정신 건강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마를 재배하려는 태국인들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FDA는 이틀 동안 발급한 대마 재배 전자인증서만 약 30만 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물론 태국 또한 대마를 100% 허용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대마 제품이 향정신성 화학물질인 THC를 0.2% 넘게 함유했을 경우에는 불법 마약류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의 대마 열풍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