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가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
브라질에서 발생한 한 강도 사건이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해외 뉴스가 유독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피해를 봤지만 이를 제압한 것도 한국인이었다. 브라질의 치안 상황에 다시 한 번 관심이 가면서도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사건은 지난 월요일에 발생했다. 브라질 상파울로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인 식당이 하나 있다. 이곳은 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오래된 식당이었다. 그런데 이 식당에 4인조 남성 강도들이 들이닥쳤다. 식당 주인이 현금을 집에 모아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강도짓을 시작하게 된 것.
강도들은 식당에 쳐들어가 한국인 주인인 77세 A씨와 설거지하던 직원 두 명, 그리고 손님인 일가족을 맞았다. 손님 중에는 네 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여자아이도 있었다. 강도들은 이들을 위협했다. 결국 강도들은 네 명이서 총 9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모두 주방으로 끌고 가 몸을 묶었고 인질로 삼았다.
식당 바깥에서 망을 보던 강도와 전화통화를 한 강도 2명은 A씨의 밧줄을 풀었다. 그리고 A씨의 집으로 앞장서기를 종용했다. 알고보니 A씨가 자신의 집에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A씨에게서 6,400헤알(약 153만원)과 120달러(약 15만원)를 빼앗았다. 강도 행각이 이어지는 동안 한 명은 망을 봤다.
그런데 이 때 A씨의 이웃이 나섰다. 이웃 한국인인 B씨가 강도들의 행적을 포착한 것. B씨는 경찰에 "강도 행각이 벌어지는 것 같다"라고 신고한 뒤 직접 나섰다. 식당의 일에 개입하는 척 하면서 강도들에게 순순히 붙잡힌 것. B씨는 강도들에게 이끌려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이는 CCTV 장면에도 포착됐다.
바로 그 때 B씨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 강도들에게 쏘기 시작했다. 곧바로 총격전이 벌어졌다. B씨와 총격전을 벌이던 중 강도 한 명이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 B씨의 활약은 놀라웠다. 하지만 인질을 모두 구하지는 못했다. 남은 강도 한 명이 인질극을 벌이기 시작한 것.
이 때 경찰이 속속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식당에서 인질극을 벌이던 나머지 강도 한 명과 두 시간에 걸쳐서 협상을 벌였다. 결국 강도는 제풀에 지쳐 인질들을 모두 풀어준 뒤에 투항했다. 경찰은 사망한 강도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강도 세 명을 붙잡아서 경찰서에 감금했다.
브라질 현지 매체는 이 소식을 보도하면서 B씨가 총기 등록증을 정식으로 발급 받은 인물이고 '스포츠슈터'라고 불리는 사격선수라고 전했다. B씨의 활약으로 식당 주인과 직원, 손님 등은 모두 무사한 상태다. B씨가 약 열 명 가까이 되는 인물을 구한 셈이다. 해외 네티즌들은 "한국 남성들이 대부분 군대에서 사격 훈련을 받는다더니 사실인 모양"이라고 놀라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