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이런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 같다.
시속 100km 자동차를 탈 땐 운전자부터 뒷자석까지 모두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되어 있는데, 왜 이보다 더 빠른 기차를 탈 때는 안전띠를 매지 않는 걸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동 거리 때문이다.
몇 톤에 불과한 자동차와는 달리 수백 톤이 넘는 기차는 급정거를 하더라도 최대 3km를 더 이동해야 멈춘다.
기차의 엄청난 무게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런 이유로 인해 기차는 급제동을 하는 사고가 나더라도 자리에 앉은 승객이 앞으로 튀어나가는 일이 거의 없는 것.
그렇다면 기차가 탈선하거나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할 때는 어떨까?
일단 기차가 이 정도의 사고를 당하게 되면 승객이 자리에서 튕겨져나가 다치는 확률보다 좌석에 깔리거나 차체가 변형되면서 눌려서 다칠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실제로 2007년, 영국에서 실시한 열차 모형 시험 결과에서 안전벨트 착용 테스트를 했을 때도 안전벨트의 착용 유무가 승객의 보호에 아주 미미한 차이만 발생시켰다고.
그래서 오히려 기차의 경우는 안전벨트가 아니라 열차 자체의 충격 완화 설비가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고속버스는 안전벨트를 매야 하는데, 시내버스는 안전벨트를 안매는 이유는 뭘까.
이 역시 제동 거리와 연관이 깊다.
시내버스는 고속버스와 달리 시내를 주행하기 때문에 정류장의 간격, 도로상의 신호등 대기 등의 이유로 고속 주행이 어려우며, 이에 따라 급제동시 승객이 앞으로 튕겨나갈 확률도 낮다.
게다가 많은 수의 이용객 때문에 안전벨트를 강제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존재한다.
다만, 사고가 날 경우 가장 위험한 뒷자석 등에 안전벨트를 설치하는 문제가 논의된 바는 있으나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