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스튜디오의 대표작이자, 대표 캐릭터인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토토로.
토토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면들이 많겠지만, 영화 포스터의 장면처럼 토토로가 사츠키한테서 우산을 받은 장면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갑자기 비가 오자 마을 버스 정류장에 아빠를 마중나간 사츠키는 토토로를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이 장면에서 토토로는 머리에 잎사귀를 얹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어린 사츠키의 눈에는 이 작은 잎사귀는 커다란 토토로의 몸을 비로부터 막아줄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아빠를 위해 가져 간 우산을 토토로에서 건네준다.
우산을 받은 토토로는 빗방울이 떨어져 우산에 부딪히는 소리에 매우 기뻐하며 흥분한다.
그 커다란 몸집을 점프해서 나무에 고인 빗방울을 모두 떨어뜨려 우산에 닿는 소리를 좋아했던 토토로.
이쯤에서 짐작하는 사람들이 꽤 있겠지만, 미야자키 감독의 설명에 의하면 토토로를 우산을 쓸 필요가 없는 야생의 생물체다.
따라서 비가 오자 토토로가 머리에 잎사귀를 얹고 다니는 이유는 바로 빗방울이 잎사귀에 떨어지는 소리를 즐기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런 토토로가 사츠키로부터 우산을 받자 이것이 뭐에 쓰는 물건인지를 몰랐고 다만 사츠키를 따라 우산을 써보니 빗방울이 닿는 소리가 꽤나 좋았더라는 설정.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명장면으로 남아 있는 이 장면은 따라서 사츠키가 토토로에서 우산을 건네며 친절을 베푼 장면이 아니라, 토토로가 우연히 빗소리를 들을 수 있는 도구로 우산을 득템하고 매우 기뻐하는 장면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토토로는 이후의 이야기 전개 속에서도 우산을 버리지 않고 계속 가지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만큼 토토로의 마음에 들었다는 뜻.
그리고 이 우산이 계기가 되어 토토로와 사츠키, 메이를 도와주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쯤되면 이웃집 토토로의 부제를 비소리 애호가 토토로로 해도 될만한 상황.
알고보니 약간 다른 이야기. 그러나 여전히 이웃집 토토로는 작가의 의도보다는 시청자의 해석으로 더 의미있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