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이어 제3 인터넷 은행 설립을 정부가 추진하자, 이에 대한 음울한 시선들이 곳곳에 눈에 띤다.
대표적인 목소리는 기존 4대 은행의 경쟁 구도와 앞으로 신설된 3개의 인터넷은행이 경쟁 구도가 본질적으로 다른 게 뭐냐는 비판이다.
#기대했던 혁신은 없고 가격 경쟁만 가속화
애초 인터넷은행이 설립된 취지가 새로운 기술을 통한 혁신이었지만 2년이 지난 현재, 혁신은 없고 가격 경쟁만 남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제3 인터넷은행 설립이 가시화되자 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가 일제히 금리를 내리면서 시장 선점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
카카오뱅크는 이번 달부터 신용대출은 0.25%포인트,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0.15%포인트 낮추면서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3.21%,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연 3.61%가 됐다.
케이뱅크도 금리를 인하해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3.20%, 마이너스통장은 연 3.45%로 카카오뱅크보다 더 공격적인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섰다.
특히, 정책중금리 대출인 사잇돌대출 상품은 출시 2달 만에 1만1440건을 돌파했는데, 이 중 8050건은 카카오뱅크가 올린 실적으로 전체 건수의 70.4%에 달한다.
1금융권이 인터넷은행의 공격적 금리 인하와 실적에 대해 불편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 금융 산업 전반의 건전성과 안전성이 크게 저해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간 4조에 육박하는 순이익 구조를 가진 4대 시중 은행의 이익 구조가 침해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대마진과 수수료 수익으로 구성된 은행 부문의 매출이 여전이 70% 이상인 국내 금융권의 영업 구조 상 인터넷 은행들의 금리 인하 경쟁과 중금리 대출 확대 등의 움직임은 기존 금융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이들은 인터넷 은행이 '출혈 경쟁'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이 늘어날 경우 시장 변동시 금융 건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1분기 성적을 집계 중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입장은 이러한 우려와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중이며, 이를 토대로 금리 인하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인터넷 은행의 목소리다.
빠르면 올해 1분기부터 인터넷 은행들은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금리 인하가 혁신이다.
기득권이라 부를 수 있는 기존 은행권의 우려와는 달리, 금리 인하는 인터넷 은행이 첫번째로 할 수 있는 혁신 영역이다.
이들 인터넷 은행이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 여력은 '출혈'이 아니라 '비용절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이 늘어나도 연체율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인터넷 은행의 관리 구조 상 영업 실적이 늘어남에 따라 연체율을 관리하는 시스템도 함께 성장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사실 현재 영업 중인 인터넷 은행의 영업 상황은 이상적인 흐름과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인다.
대출 상품의 이자를 더 낮출 수 있다는 것이 그 증거이며, 소비자들은 인터넷 은행의 서비스에 대부분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은행 부문의 혁신은 인터넷 은행에서 시작한다
제 3인터넷 은행의 인가가 결정되면, 향후 3대 인터넷 은행의 시대가 열린다.
현재로는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의 2파전 양상이며, 어느 쪽이든 인터넷 은행 간의 경쟁과 혁신은 예정된 수순이다.
인터넷 은행 시대가 열린 지 이제 겨우 2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IT 기술을 무기로 한 인터넷 은행의 2년은 기존의 은행권의 2년과 다르다. 데이터와 경험이 쌓이는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
이들 인터넷 은행의 핵심 경쟁력은 낮은 금리의 상품에서 시작됐지만, 곧 비은행 부분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IT 유전자가 금융과 결합한 경쟁력이 어떻게 나타날 지 기존 은행권은 아직 그 파괴력을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