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뻔뻔하다고 해야할까?
최근 2020 도쿄올림픽에서 더위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 도쿄 도지사가 황당한 발언을 했다. 일본 현지 매체는 이노세 나오키 전 도쿄 도지사가 날씨에 대해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도쿄올림픽은 계속해서 무더운 날씨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 경기장에서는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 대부분이 바로 고통을 호소하고 일부 선수들은 구토까지 하는 등 전쟁터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는 "이날 더위를 피하기 위해 트라이애슬론 개막 시간을 오전 6시30분으로 옮겼지만 선수들이 지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라면서 "날씨 정보을 거짓으로 전한 일본은 모두에게 사과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일본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날씨에 대해서 거짓말을 했다는 것.
심지어 월드스타도 도쿄의 날씨에 대해 비판했다. 테니스 스타이자 남자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도 "극도의 더위와 습기 속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도쿄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을 것이라 다들 예상하겠지만, 이곳에 와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얼마나 어려운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화가 나는 것은 일본이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2013년 도쿄가 올림픽 유치 신청서를 제출할 때 일본 측은 "7월에서 8월의 도쿄는 날씨가 온화하고 맑다"라면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이상적인 기후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이노세 나오키 전 도지사는 자신의 SNS에 "도대체 시원한 여름이 어디 있는가"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의 주장은 "이스탄불과 마드리드 역시 도쿄와 같은 날씨다"라면서 "여름은 어디서나 더운 것이다. 다만 경기 시간을 조절하면 나름대로 견딜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날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특히 이노세 나오키 전 도지사가 언급한 이스탄불과 마드리드는 과거 2020 하계올림픽 유치전 당시 경쟁 도시였다. 따라서 그는 경쟁 도시도 현재 이만큼 더운 상황이니 도쿄에 쏟아지는 비판이 온당하지 않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간단하게 뒤집을 수 있다. 실제로 그의 말이 맞는 부분이 있다. 기온이다. 최근 이스탄불과 마드리드는 최고 기온이 32~34도를 기록하고 있다. 30도인 도쿄보다 좀 더 덥게 느껴질 수 있다. 문제는 기온이 아니라 습도다. 습도 때문에 도쿄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20% 중반을 기록하고 있는 마드리드와 이스탄불의 습도에 비해 도쿄의 습도는 무려 70%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런 날씨는 선수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습한 날에는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추는 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체온 조절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스포츠 경기를 진행할 경우 열사병으로 인한 뇌 손상까지 올 수 있다. 전 도쿄 도지사의 황당한 주장은 지극히 일부만 바라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