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 홍준표 의원이 당내 경쟁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바닥 속 '임금 왕(王)'자 글씨 해명에 관해 비판했다. 자신의 붉은색 속옷을 언급한 것에 관해서는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왕(王)'자 논란을 해명했는데 납득이 안 간다"며 "지도자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 의원은 "차라리 (윤 전 총장이) '내가 정치를 시작하다 보니까 초조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토론에 나가려고 하니까 두렵기도 하고 그래서 그랬다'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다"며 "정치판에 들어와서 1일 1망언을 하다시피 했는데 그 뒤에 해명하는 과정을 봐라. 그런 식으로 거짓 해명을 자꾸 하니까 말에 말이 붙고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식으로 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돌파하는 방법은 정직하게 하는 것밖에 없다. 상황이 터졌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옳지 못하다"며 윤 전 총장의 태도를 지적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미신 논란과 관련 자신의 붉은색 속옷을 언급한 것에 관해 "거기에 왜 내 속옷이 들어가는가. 나는 무속을 믿지 않는다"며 "붉은색은 정의와 열정을 의미한다. 그 의미를 되새기려고 붉은 넥타이도 맸다. 붉은 속옷을 입었다는 것도 기자들이 장난삼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5차 토론회에서 왼쪽 손바닥에 '왕(王)'자를 그리고 온 윤 전 총장의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윤 전 총장 측은 "같은 동네 사는 할머니께서 열성적인 지지자 입장에서 써준 것"이라며 "왕이나 대통령, 정권 교체와 관련이 있거나 주술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얘기는 억측"이라고 해명했다.
해명 이후에도 '왕(王)'자 논란이 미신·주술 논쟁으로 번지자 윤 전 총장 측은 "어떤 분은 속옷까지 빨간색으로 입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다. 홍판표에서 홍준표로 개명도 했다. 이름도 역술인이 지어줘 쓰는 사람"이라며 홍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KBS가 주관한 대선 후보 6차 방송토론회에서도 '왕(王)'자 논란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저의 불찰이고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홍 의원을 비롯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경쟁 후보들은 윤 전 총장에게 무속인·역술인과의 관계 등을 물으며 가열찬 질문 공세를 이어갔다.
손바닥 '왕(王)'자 논란이 외신에 보도되며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고 지적한 홍 의원이 "오늘은 부적 없나"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그게 부적이라고 생각했으면 손바닥에 그러고 다녔겠냐"며 반박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천공스승님을 아는가. 그가 윤 전 총장에게 지도자 수업을 한다고 인터뷰 했다"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은 "아는 사람이지만 멘토(담당 지도자)라는 것은 과장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윤 후보나 부인, 장모가 역술인이나 무속인을 굉장히 자주 만나는가"라고 질문했고 윤 전 총장은 "저는 그런 분들을 잘 안 만난다. 장모가 어떻게 하는지는 모른다. 우리나라 여자 분들이 점 같은 것을 보러 다니는 분들도 있지만"이라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자칭 항문침 전문'이라는 생소한 이력으로 알려진 이병환을 언급하며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은 "만난 적 없다. 모른다"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 측에 따르면 이병환은 그 침술로 기를 불어넣어 준다고 말하고 다녔다.
이에 6일 유 전 의원은 지난 6월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 행사를 말하며 "그때 이병환이 윤 전 총장을 밀착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 측은 "아니면 말고식 정치 공세에 재미를 붙였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8일 본경선 진출자 4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2차 예비 경선은 당원 30%, 일반 국민여론조사 70%를 실시해 선출할 방침이다.
[사진] KB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