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이 어떻게 청소년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글 플레이에 등록됐죠?"
국내 최대 앱마켓 구글 플레이에서 새해 첫 번째 인기 게임 1위 자리를 차지한 '와이푸-옷을 벗기다'가 선정성 논란에 직면했다.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면 여성 아바타의 옷이 사라지는 '성인 게임'이지만, 15세 이용가로 서비스되고 있는 탓에 중고교생을 포함한 미성년자가 아무런 제재 없이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모바일게임 순위 분석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팔콘 글로벌이 출시한 '옷을 벗기다' 게임이 구글 플레이 인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출시된 해당 게임은, 출시 하루 만에 구글 플레이 인기 게임 4위에 올랐으며, 지난 30일 1위에 등극한 후 닷새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0만회를 돌파했다.
문제는 해당 게임의 '선정성'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여성 캐릭터와 함께 가위바위보를 할 수 있는 버튼이 나타난다. 이용자가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면 캐릭터가 입고 있는 옷이 하나씩 사라지는 방식이다.
개발사 측은 해당 게임에 대해 "사랑스러운 소녀들의 남자친구로 변신해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고 모든 소녀들을 정복하고, 그들의 비밀과 어울리는 도전을 수락하게 된다"고 소개한다.
게임 제목과 내용 모두 자극적인 소재를 앞세운 명백한 '성인 게임'이지만, 현재 중고교생도 이용할 수 있는 '15세 이용가'로 서비스되고 있는 상횡. 구글 플레이 리뷰 및 게임 커뮤니티에선 게임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가장 많은 아이들이 이용하는 구글 플레이에서 이런 게임이 1위를 하고 있다는 게 놀랍다"면서 "19세로 연령을 바꾸거나, 게임을 규제해야 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성인 게임이 15세 이용가로 출시된 배경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운영 중인 '자체등급분류' 제도가 있다.
게임사가 국내에 게임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다만 게임위는 원활한 게임 유통을 돕기 위해 구글·애플·원스토어 등의 앱마켓 사업자를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지정하고 있다. 앱마켓 사업자가 먼저 게임을 출시한 이후 게임위가 사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즉, 상대적으로 심의 과정이 느슨한 자체 등급분류제도를 통해 성인 게임이 15세 이용가로 서비스될 수 있었던 것.
사실 자체등급분류 게임의 '선정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0년엔 국내 게임사 아이엔브이게임즈가 출시한 게임 '아이들 프린세스'에서도 선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게임 역시 자체등급분류를 통해 15세 이용가로 서비스되고 있었으나, 게임에 등장하는 8세 소녀가 "아빠랑 목욕하고 싶어"라고 말하고, "오빠, 만지고 싶어? 잠깐이라면 괜찮아"라는 대사가 나오는 등 15세 이용가에 걸맞지 않은 삽화와 대사를 구사하고 있었다.
이후 게임위는 해당 게임물에 직권등급재분류를 실시해 '청소년이용불가'를 결정한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자체등급분류 제도의 허점을 통해 국내 게임법 및 규범에 맞지 않는 게임들이 다수 출시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 '옷을 벗기다'에서 불거진 선정성 논란을 확인한 게임위는 3일 즉각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게임위 관계자는 "해당 게임에 대한 논란을 확인했고, 현재 모니터링에 착수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사진] 구글 스토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