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템'이라는 단어는 이제는 모두가 알 법한 말이 됐다 .
'국민아이템'의 줄임말로 누구나 하나씩은 사서 가지고 있을 만한 상품을 의미한다. 그만큼 필요가 있다는 뜻도 되고 흔하다는 뜻도 된다.
지금은 '국민 육아템', '국민 필수템' 등의 파생어를 거치면서 이 말은 긍정적인 의미를 품게 됐지만, 그 시작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국민템이라는 신조어의 시작은 2000년에 출시된 전설의 PC 게임 <디아블로2>에서 비롯됐다.
디아블로 2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고성능 아이템을 '국보급 아이템(국보템)'이라고 불렀는데, 이 국보템이 서버의 버그 및 오류로 인해 일명 '복사파동'으로 불리는 아이템 복사가 이뤄지면서 아주 흔한 아이템으로 전락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복사파동 이후 개나소나 다 갖고 있는 아이템이라는 의미로 '국민템'이라는 신조어가 나타났다. "원래는 국보템이었던 것이 너무 흔해저 국민템이 됐다"라는 식의 표현인 것.
때문에 당시의 '국민템'은 긍정적인 표현이 아닌 자조적이고 조롱의 의미를 가진 신조어였으나, 이 단어가 무려 20여 년을 살아남으면서 점차 원래의 의미는 없어지고 긍정적인 의미만 남게 된 것.
이 신조어의 역사가 무려 20년이 넘다 보니, '국민 여동생', '국민 배우' 등 2010년을 기점으로 등장한 단어 역시 디아블로2의 복사파동에서 비롯된 '국민템'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생각해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