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의 마스코트 토끼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새로운 밈으로 등극 중이다.
"뉴진스 노래는 모르겠는데, 뉴진스 토끼는 뭔가 중독적이다"라는 평가가 네티즌들이 이 토끼를 밈으로 받아들이는 대표적인 태도.
레트로 감성이 물씬 나는 이 캐릭터의 정식 명칭은 '토끼(TOKKI)'다.
이 토끼가 밈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추적해봤다.
1.전설의 시작, 노조 토끼
토끼가 팬클럽을 넘어서 주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전국금속노조 소속의 한 노동자에서 비롯됐다.
3월 초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영상이 금속노조 공식 유튜브에 올라왔다.
영상 자체는 뉴진스의 음악에 금속노조의 홍보영상을 결합한 것 뿐이지만, NewJeans (뉴진스) 'Ditto' Official MV (side A)의 제목을 패러디해 Nojos (노조스) 'Danttu(단결투쟁)' MV (side B)라는 제목을 만든 것이 엄청난 효과를 불러왔다.
그리고 이 영상의 썸네일에 사용하기 위해 그 유명한 '노조토끼'가 탄생한 것.
이 노조토끼의 탄생은 수 많은 네티즌들의 영감을 불러일으켜 또 다른 버전의 뉴진스 토끼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2.의외의 범용성
네티즌들은 뉴진스 토끼의 범용성에 주목했다.
"노조토끼가 이렇게 잘 어울릴지 몰랐다"며 놀라워한 네티즌들은 저마다 뉴진스 토끼의 새로운 버전들을 생성하기 시작했다.
축구 구단의 유티폼을 입힌 구단별 뉴진스 토끼가 나오는가 하면, 야구 구단도 나왔다.
이런 흐름을 이어받아 인터넷 문화를 주도하는 디시인사이드의 위스키 갤러리에선 술을 좋아하는 '알중토끼'가 탄생하기에 이른다.
이 외에도 일일이 찾아보기 어려울만큼 다양한 토끼들이 탄생하면서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일종의 놀이문화로 번지고 있다.
이런 비공식 토끼만 탄생한 것이 아니다. 맥도날드 버전부터 최근 모델로 발탁된 코카콜라 제로 버전, LG노트북 버전 등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3.토끼짤 생성기의 탄생
이런 분위기 속에서 뉴진스 토끼가 더 이상 셀 수 없는 숫자로 늘어나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는 '개발진스'의 탄생이다.
한 개발자가 만든 이 짤 생성기는 누구나 무료로 손쉽게 뉴진스 토끼를 커스텀할 수 있다.
기존의 의상만 교체하는 수준이 아닌, 안경, 모자, 앞머리 등등 NFT 생성기를 연상하게 만드는 다양한 아이템과 사진으로 커스텀할 수 있으며 심지어 펜 기능까지 제공해 자신이 원하는 문구나 그림까지 넣어서 짤을 생성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불붙은 뉴진스 토끼의 무한 번식 트렌드 속에 개발진스의 탄생은 이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개발진스 바로가기 --> 링크클릭>
4.수의사까지 가담한 콘텐츠의 확장
인터넷에서 유명한 수의사가 있다. 한때 카카오프렌즈를 수의사의 관점에서 분석해 큰 화제를 낳았던 그가 이번엔 뉴진스 토끼를 분석했다.
이런 수준까지 왔다는 건 뉴진스 토끼가 단순히 하나의 놀이 수준에서 진화해 내러티브, 즉 스토리를 갖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한다.
수의사는 뉴진스 토끼를 이렇게 정의했다.
1.뉴진스 토끼는 집토끼다.
2.뉴진스 토끼는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다.
3.뉴진스 토끼는 기동력을 위해 스케이트를 신었을 것이다.
4.뉴진스 토끼는 케이크를 먹으면 안된다.
자, 이제 이쯤되면 뉴진스 토끼는 뉴진스의 품을 슬슬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을까.
진정한 밈은 창작자의 손을 떠나 대중들에게 주도권이 넘어간다.
이제 뉴진스 토끼의 번식을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