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안이 벙벙하다.
하버드와 스탠퍼드 대학 동시입학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정윤(새라 김.18) 양의 진실이 미궁에 빠지고 있다.
9일 채널A에서 김양의 진위 여부가 '사실'이라고 보도한지 채 하루가 지나지도 않아 경향신문이 워싱턴 특파원을 통해 '위조'라는 보도가 나왔다.
채널A에서 '사실'이라고 판단했던 근거는 하버드의 공식 이메일 계정을 통해 받은 '입학여부 확인'이었고, 경향신문에서 '허위'라고 판단했던 근거는 하버드와 스탠퍼드의 해당 대학에 직접 문의를 한 결과였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하버드대 공보팀장인 애나 코웬호번은 “김양은 하버드대에 합격한 사실이 없고, 앞으로도 하버드대에 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정윤양이 갖고 있는 하버드 합격증은 위조된 것”이라고 했다.
스탠퍼드대의 리사 라핀 대외홍보담당 부총장 역시 “김양 측이 공개한 스탠퍼드 합격증은 위조됐다. 진짜가 아니다”라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이로써, 김양의 하버드 및 스탠퍼드 대학의 동시입학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사건은 뭔가 개운치가 않다.
최초의 진실공방은 미국와 한국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양의 수상경력 및 입학이 모두 허위인 듯 하다는 의견과 근거들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이 논란이 큰 이슈가 되자, 채널A가 먼저 김양의 부모와 접촉해 코멘트와 관련 정보를 받아 보도했었던 것.
그러나 경향신문은 이 정보를 재차 해당 대학측에 문의해본 결과 '허위'라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결국 '김양'은 거짓말을 했고, 이 거짓말에는 부모가 함께 연루됐다는 식의 그림이 나온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어마어마한 거짓이 만들어질 수 있는 걸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최초에 "그녀의 수상경력이 확인이 되지 않는다, 거짓인 듯 하다"는 의견이 올라오면서 관련 자료가 제시됐을 때도 많은 사람들은 꽤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토록 큰 거짓말을 가족 모두가 합심해서, 그것도 신분이 확실한 직업을 가진 부모를 중심으로 거짓말을 할 동기가 뭐냐는 이유에서다.
김양의 가족이 거짓으로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해 잃을 수 있는 리스크가 너무 큰 사건이다.
그래서 가족 모두가 합심해서 이 거짓을 계획했다고 생각하기엔 쉽게 믿겨지지 않는다.
18세의 어린 소녀와 신분이 확실한 아버지가 합심해 만든 거짓 이야기로 치부하고 끝나는게 더 이상하다.
거짓에는 동기가 필요하다. 김양 가족들의 동기만으로는 이 거짓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사건의 끝은 여기가 아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