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연이은 위기를 겪는 와중에 50억 달러(약 5.9조원)의 벌금까지 납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외 주요 외신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페이스북에 5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안건을 표결을 거쳐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에 부과된 벌금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에 영국의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도용한 것에 대해 페이스북에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묻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FTC는 개인정보 보호 조항을 최초로 위반한 업체에는 규정상 제한된 액수의 벌금만 부과할 수 있다. 다만 반복적으로 규정을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벌금 부과에 폭넓은 재량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FTC는 2012년 구글에 부과되었던 2,250만 달러(약 265억 원)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의 벌금을 부과했다. 당시 구글은 애플의 웹브라우저인 '사파리'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냈었다.

FTC는 CA의 개인정보 도용에 대한 페이스북의 관리소홀을 1년 이상 조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사를 기반으로 FTC에서 실시된 표결은 정당에 따라 표가 갈렸다. 다수인 공화당은 찬성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위원들은 반대표를 냈다.

FTC가 50억 달러의 벌금안을 승인함에 따라 이제 이 사안은 미 법무부 민사부서에서 최종 마무리가 될 전망이다. 외신들은 최종 마무리가 언제될지는 불투명하지만, FTC 결정이 수정될 일은 없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계속되는 위기에 벌금까지 떠안게 됐다.

페이스북은 FTC의 벌금부과에 대비하여 지난 4월 30억 달러(약 3.5조원)의 충당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예상한 최대값의 벌금이 부과되면서 벌금을 납부할 돈을 더 확보해야 한다.

또한 각 나라의 정부에서 연이어 페이스북을 견제하는 발언을 내놓는 점도 페이스북에는 부담이다. 지난주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페이스북의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내년에 발행될 페이스북의 가상화폐인 리브라는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견제 대상이 되고 있다. 프랑스는 리브라 같은 가상화폐가 규제에 미칠 영향을 조사할 테스크포스를 창설한다고 밝혔다.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리브라가 안전하지 않다면, 중앙은행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리브라를 금지하지는 않겠지만, 합법적 통화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도 지난 주말 리브라 규제문제에 대응할 전담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내일부터는 아마존, 애플, 구글 등 다른 정보기술(IT) 공룡들과 함께 미국 의회에서 반독점 조사를 받게된다. 페이스북은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하여 가상화폐 '리브라'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할 예정이다.

한편 페이스북이 전혀 위기를 겪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반독점분야 수석 경제학자 토마소 발레티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페이스북이 30억~50억달러의 벌금을 내고 매출 500억달러를 달성한다면 이는 대단한 투자"라고 말했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6% 늘어난 150억7700만달러(약 17.8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페이스북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50억 달러의 벌금이 부돠된 페이스북에 대해 네티즌들은 "벌금액수는 화끈하네.", "근데 벌금은 피해자한테 주는 건가.", "페이스북에 큰 영향은 있을듯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