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을 반영한 KBS 연예대상의 최고 명장면이었던 것 같다.
지난 24일 오후 진행된 2020 KBS 연예대상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올해 KBS 연예대상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것에서 제약을 받았다. 지금까지 연예대상이 대부분의 과정이 생방송으로 진행됐지만 이번 연예대상에서는 사전녹화 방식을 도입했다.
후보자 명단 및 수상자 발표는 KBS 공개홀 현장에서 생방송으로 이뤄졌지만 미리 수상자들에게 트로피를 전달하고 수상소감을 영상으로 담아 이날 소개하는 형식이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생방송으로 무대에 등장한 인물들은 진행을 맡은 전현무, 진세연, 김준현 그리고 시상을 담당해준 연예인들과 축하공연 가수들로 한정됐다.
특히 이날 현재 시국을 가장 제대로 표현한 것은 바로 제시와 유재석이었다. 이날 두 사람은 신인상을 시상하기 위해 무대로 올랐다. 보통 시상자가 두 명일 경우 함께 가까이 서서 이야기도 나누고 후보에 대해 발표도 한다. 그런데 두 사람은 정말 멀찌감치 떨어져 나란히 섰다.
이는 두 사람의 멘트에서도 그대로 묻어나왔다. 제시는 "메리 크리스마스"라면서 "오빠 그런데 오늘 저랑 거리가 왜 이렇게 멀죠?"라고 물었고 유재석은 특유의 "컴온 제시"를 외치면서 "우리가 살짝 거리를 두고 있지만 마음 만은 가까운 그런 상태에서 오늘 시상을 한 번 해보자"고 말했다.
두 사람의 거리두기는 코로나19 시국에서 강조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대로 표현한 것. 이 시국을 반영한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KBS 연예대상 신인상은 배우 김일우, 김재원, 김선호가 받았다. 김일우와 김재원은 '살림하는 남자들'과 '편스토랑'으로 리얼리티 부문 신인상을 받았고 김선호는 '1박 2일'로 버라이어티 신인상을 수상했다.
물론 아쉬움은 남아있다. 재미의 부분에서 사전녹화는 살짝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장 인터뷰나 감격의 수상소감을 들을 수 없었고 긴장감 역시 상대적으로 저하됐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이 상당한 만큼 재미를 추구하는 것보다는 방역을 추구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