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지구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점차 지구의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 여러가지 원인이 꼽히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플라스틱은 생태계를 해치는 주범으로 지적받는다. 특히 플라스틱은 완전히 분해될 때까지 수백년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플라스틱을 동물이나 물고기가 먹었다가 폐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코로나19 시국에서는 이런 쓰레기가 더욱 많이 방출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배달 음식이 유행하고 각종 방역 용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 이들의 대부분은 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결국 고스란히 쓰레기가 되고 수백년 동안 쌓아놓아야 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단서를 찾았다. 생태계가 플라스틱에 맞춰서 진화한다는 것. 영국 가디언지의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의 한 공과대학 생명과학부 연구팀이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자연 속에 있는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먹이 삼아 살아가도록 진화한다는 것. 이는 국제 학술지에도 발표된 내용이다.
연구진은 전 세계의 육지와 바다 236곳에서 DNA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러자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유기체의 25%가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기존에도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 효소가 있어왔다. 하지만 이렇게 수만 개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로 효소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효소의 숫자와 유형이 해당 지역의 플라스틱 오염 수준이나 유형과 일치한다는 것. 플라스틱 오염도가 심각한 곳에서는 그만큼 효소의 수도 많았다. 특히 육지에는 화학 물질인 프탈레이트가 포함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은데 육지에서 채취한 샘플에는 이 물질을 공격하는 효소가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을 이끈 교수는 "지난 70년 동안 플라스틱 생산량이 증가하자 미생물도 플라스틱을 먹는 쪽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지구촌 플라스틱 오염과 미생물 군집의 플라스틱 분해 가능성 간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뒷받침할 증거가 발견됐다"라고 평가했다.
물론 지금까지 플라스틱을 먹어서 분해하는 미생물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돼 왔다. 하지만 이번 발견으로 인해 수만 개의 미생물이 추가되면서 연구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백년을 쌓아놓고 기다려야 하는 플라스틱 처리 방법에 새로운 대안이 제시되는 것.
하지만 이 효소를 활용하는 방법은 아직까지 과제로 남아있다. 효소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각자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 또한 이 효소를 이용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에 활용하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해당 연구팀은 효소들이 플라스틱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좀 더 연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