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서부 야마구치현 야마구치시 당국이 주민 50명을 공격한 원숭이들을 사살했다고 AF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시 당국은 시내의 한 고등학교 구내 호수 근처를 배회하던 수컷 원숭이를 마취총으로 붙잡았다.
현지 관계자는 AFP에 "전날 저녁 특수 임무를 부여받은 당국자들이 마취 총으로 원숭이를 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원숭이가 주민들을 공격한 것을 확인했으며 이후 안락사 처리했다고 밝혔다. 나이는 4세로 추정됐으며 키는 약 50㎝ 정도였다.
최근 야마구치시에서는 야생 원숭이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다.
3주 전부터 지난 26일까지 주민 49명이 원숭이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었고, 이후에도 피해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 관계자는 "목격자들이 다양한 크기의 원숭이들을 보고하고 있으며 새로운 공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후 8시엔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10세 남학생이 원숭이에게 습격을 당해 양손에 상처를 입고 왼팔을 물렸다. 다른 초등학교에서도 남학생 한 명이 원숭이의 공격으로 다쳤다.
또 20일 오전에는 민가의 베란다에 원숭이가 침입해 60대 여성이 등과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 빨래를 말리러 밖으로 나갔다가 봉변을 당했다고 한다.
이 여성은 "조심하려고 주위를 둘러보고 나갔는데, 원숭이가 갑자기 달려들어서 뿌리치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같은 날 다른 마을에서는 80대 여성이 자택 앞 도로를 걷다가 뒤에서 습격한 원숭이 때문에 앞으로 넘어져 얼굴을 다쳤다.
CNN에 따르면 가장 어린 피해자는 생후 10개월 된 여자아이로, 방충망을 통해 집에 들어온 원숭이에게 다리를 물렸다.
야생 원숭이는 일본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농작물을 먹거나 가택에 침입하는 등의 피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AFP는 특히 야마구치시에서 원숭이들의 공격이 빈번한 것이 이례적이라면서 현지 주민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우산이나 가위를 들고 다닌다고 전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