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바꿔치기까지 하다니 죄질이 불량해 보인다.

2일 전남 장흥경찰서는 음주운전 사망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치사,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로 68세 남성인 A씨를 구속했다. 하지만 사고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정말 경악할 수준의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의 공분도 커지고 있다.

사고는 지난달 18일 오후에 일어났다. A씨는 전남 장흥군의 한 도로에서 1톤 트럭을 운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역주행 중이었다는 것. 그러던 와중에 A씨는 자신의 트럭으로 64세 B씨의 차량을 들이받았다. 당시 B씨는 자신의 차선을 지키면서 운전하던 도중에 날벼락 같은 일을 겪었다.

사고가 났지만 A씨는 사고 차량을 살피거나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주행해 도주했다. 이 때 사고를 당한 B씨는 갓길에 차를 대고 파손 상태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데 더 큰 사고는 이 때 발생했다. 갑자기 도주했던 A씨가 6분 만에 다시 돌아온 것. 운전해서 도로로 돌아온 A씨는 밖에 나와있던 B씨를 다시 들이받았다. 결국 이 사고로 B씨는 숨지고 말았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B씨 차량 뿐만 아니라 이 사고로 함께 피해를 입은 다른 SUV 차량 운전자도 있었다. 하지만 A씨는 재차 사고를 낸 이후 도망갔다. 이후 경찰이 사고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조사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A씨의 1톤 트럭이 사고 현장에 다시 등장했다.

여기에는 A씨의 부인인 C씨가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C씨는 사고 현장에 나타나더니 "내가 사고를 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이 CCTV와 블랙박스 등을 확인한 결과 C씨는 운전을 하지 않았다. 운전자 바꿔치기였던 것.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진범인 A씨를 사고 당일에 긴급 체포했다.

체포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면허 취소에 해당했다. 하지만 A씨는 음주 측정을 하려는 경찰에게 "집에 와서 술을 마셨다"라면서 혐의를 피하려고 했다. B씨의 유족 측은 A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숨기기 위해 부인을 대신 사고 현장에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고 경찰 또한 이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B씨의 유족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B씨의 아들은 '저는 음주운전 사망 피해자 아들입니다. 제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B씨의 아들은 청원에서 "가해자는 집으로 가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아내를 현장에 보냈고 아내를 자수시켜 운전자를 바꿔치는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라고 주장하면서 "윤창호 법도 부족하고 한 번이라도 음주운전 사고를 낸다면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게 사회정의이고 상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