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이적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KBS 1TV 다큐멘터리 ‘당신의 신청곡’이 6월 14일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은 강원도 삼척시 동작골에 위치한 특별한 음악다방을 배경으로,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음악 선곡을 다룬다.
동작골의 음악다방은 만 5000장의 LP로 가득 차 있으며, 이곳의 주인은 DJ 김상아와 김민서 부부다. 이들은 중학교 시절부터 모은 LP를 통해 손님들에게 아날로그 감성을 전한다. 손님이 신청곡을 적어 DJ에게 전달하면, 먼지를 털고 나온 LP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신청곡이 없어도 DJ는 손님의 얼굴을 보고 즉석에서 맞춤형 음악을 선물한다.
이 음악다방을 찾는 손님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다.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와 함께 방문한 노부부는 DJ가 틀어주는 옛 노래에 맞춰 가사를 따라 부르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남편이 신청한 유심초의 '사랑하는 그대에게'는 결혼기념일을 앞둔 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이웃집 아주머니는 DJ가 틀어주는 조영남의 '딜라일라'를 들으며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한다. 그녀는 “나를 위로해 주는 건 음악밖에 없어”라고 말하며 음악의 치유력을 강조한다.
민서 씨는 7년 전 사고로 잃은 둘째 딸을 기리기 위해 동작골에 벚나무를 심고, 그 나무 곁에서 살아가기로 했다. 그녀는 질긴 생명력을 지닌 야생화를 심으며 정원을 가꾸고 있다. 매년 꽃이 피면 감사하고, 지면 그 또한 감사하다는 민서 씨의 마음은 손님들에게도 전해진다. 이곳은 이제 음악다방을 찾는 사람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치유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동작골에서는 매년 산골 음악회가 열리며, 이곳을 다녀간 손님들을 초대해 야외 LP 음악회를 진행한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는 이 음악회에서는 손님들이 서로의 사연을 나누며 울고 웃는다. 생일을 맞은 아내를 위한 남편의 사랑 고백부터, 하늘에 있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딸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사연이 이어진다.
음악회 후, 부부는 참석하지 못한 손님으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그 편지에는 음악이 삶의 어려운 순간에도 꺼지지 않았던 노래 한 곡이 다시 살아갈 용기를 주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처럼 음악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당신의 신청곡’은 6월 14일 오후 10시 25분에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은 음악을 통해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출처=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