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주 산골의 고즈넉한 마을에 위치한 에어컨 없는 스마트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 집은 건축박람회 마니아인 남편이 10여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은 집으로, 에어컨을 틀지 않고도 시원함을 유지하는 혁신적인 설계가 특징이다. 이 집의 한여름 전기세는 20만 원에 불과하며, 이는 지열 발전 시스템을 활용한 결과다.
부부는 과거에 전원생활을 경험했으나, 덥고 추운 집에서의 생활로 인해 아파트로 돌아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전원생활에 대한 갈망이 커졌고, 이번에는 단열과 냉난방이 완벽한 집을 짓기로 결심했다. 남편은 건축에 대한 관심이 많아, 아내와 함께 노후를 보낼 집을 짓기 위해 꾸준히 건축박람회에 다녔다. 이를 통해 그는 건축 관련 지식을 쌓고, 꼼꼼하게 집을 지을 수 있었다.
특히 남편은 오래전 박람회에서 보았던 지열냉난방 설비를 반드시 적용하고 싶어 했다. 이를 통해 집의 기밀성을 높여 에어컨 없이도 시원하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했다. 집의 구조는 커다란 통창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이는 단열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전원에서의 풍경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남편의 선택이었다. 단열 성능이 우수한 창호를 선택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박람회에서 만난 벤처기업의 제품을 선택하게 됐다. 또한, 처마를 2.5미터로 길게 뽑아 햇빛을 차단하고 창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집의 기능적인 부분은 남편이 주도했지만, 디자인은 아내의 몫이었다. 아내는 내부를 꾸미는 과정에서 남편의 선택에 불만을 느끼기도 했으나, 결국 아내의 감각을 인정하고 요구 사항을 대부분 반영하게 됐다. 이러한 과정은 부부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양평에 위치한 또 다른 실험주택은 에어컨 없이도 쾌적한 냉난방 환경을 유지하는 패시브 하우스다. 이 집은 태양광 발전을 적용해 전기세를 제로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으며, 건축주 부부는 이전 집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가족이 살아야 하는 집에서 실험이 불안했지만, 아내도 결국 과감한 실험에 동참하게 됐다.
이 집은 복사냉방을 통해 기밀성을 높이고, 외관과 내부 디자인에도 실험 요소가 가미된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복사냉난방 설비를 사용하기 위해 축열 성능이 좋은 단열재를 선택했으며, 경량목구조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큰 창과 평지붕을 적용했다. 이는 부부의 꼼꼼함과 노력 덕분에 안정성을 더한 결과다.
내부 디자인 또한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다. 2층 전체의 난간과 벽을 유리로 마감해 자녀 방과 안방의 전면부가 투명하게 되어 있어 마을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자녀마다 개인 다락을 두면서도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용 다락방도 마련됐다. 숨겨진 공간으로는 썬룸 아래에 감춰진 수영장이 있으며, 이곳은 히트펌프를 사용해 사계절 내내 따뜻함을 제공한다.
부부는 이러한 도전적인 집에서 남다른 쾌적함을 느끼며 살고 있으며, 집 안에 있으면 바깥 날씨를 잊을 정도로 쾌적한 환경을 경험하고 있다. 이들의 실험 집은 기술과 낭만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EBS의 프로그램 <건축탐구 집>에서 자세히 소개될 예정이다. 방송은 6월 17일 화요일 밤 9시 55분에 방영된다.
[출처= EBS 제공]